윤석열 정부 반도체 인력양성 지방대가 최우선

2022년 06월 14일(화) 20:26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 인재 육성을 명분으로 대학 관련학과의 정원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에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지방대 위기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전라남도는 “반도체 인재 양성은 시급한 과제지만 수도권 대학 증원만이 해답일 수 없고 오히려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에 학과 개설이 더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영·호남, 충청 시민사회단체도 공동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국가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을 최소한의 의견 수렴이나 공론화 과정도 없이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행태”라고 규탄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광주 북갑)·윤영덕(동남갑) 국회의원은 “수도권 대학과 반도체 인력만 강조하는 것은 국가의 균형발전과 인적자원 정책 차원에서 근시안적 대책에 그칠 위험이 크다”며 윤 대통령에 지방대 살리기와 지역인재 육성 로드맵의 재정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인도 페이스북에 “올바른 증원 방향은 지역 대학이 우선하고, 부족하면 수도권 대학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부터 공급 대란이 지속되면서 안보 문제와도 직결될 만큼 비중이 높아졌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설을 확장하고 인력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전남도는 첨단반도체, 인공지능(AI), 이차전지 등 미래 신성장 위주의 인력 양성이 지방대학에서 추진돼야만 일자리 창출을 통한 인구 소멸을 억제하고, 지역 균형발전은 물론 국가 전체적으로 선순환적인 인력 공급 기반과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지방대 위기를 재촉하고 소멸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는 반대 여론을 새겨들어야 한다. 현재 대학은 인구집중유발시설로 분류돼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총량 규제를 받고 있다.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적정하게 배치하도록 유도해 수도권을 질서 있게 정비하기 위한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 미래세대를 위해 지방을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특히 낙후된 광주와 전남이 민선8기 최우선 상생사업으로 준비하는 만큼 균형발전의 핵심 거점으로 지극히 타당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