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투표 당선인의 선거운동 침해 헌법소원

2022년 06월 14일(화) 20:26

고착화된 양당구도의 폐해로 다당제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무투표 당선인들이 단독 입후보할 경우 선거운동을 중단하도록 한 공직선거법을 ‘민주주의 후퇴 법’으로 규정, 헌법소원을 낸다. 박병규 광산구청장 당선인과 광주시의원 당선인 11명은 “제275조 규정 때문에 유권자와 약속을 다짐하는 벽보도, 유권자에게 알릴 공보물도 제작하지 못했다”고 배경을 들었다. 출마한 선거구에 경쟁자가 없는 후보는 투표를 거치지 않고 선거일에 당선이 확정된다. 무투표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운동도 할 수 없다.

이들은 “행정편의주의적인 사고로 유권자의 알 권리와 후보자의 알릴 권리,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깜깜이 선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6·1지방선거 투표율은 50%를 간신히 넘기며 역대 두번째로 낮았다. 무투표 당선이 집중된 광주는 37.7%로 17개 시·도 중 최저였고, 대구가 43.2%로 다음이었다. 광주의 경우 4년전과 비교해 21.5%포인트나 급락했다. 정치 권력이 특정 정당에 집중된 지금의 현실은 소수당과 무소속이 도전하는 것 조차 주저하는 환경을 만들고, 결국 선거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광주·전남에서 무투표 당선인들이 쏟아지면서 유권자들은 후보자 얼굴조차 몰랐다. 선거가 끝났도 마찬가지다. 당선인들도 떨떠름하다. 지역 대표로 온전히 인정받기가 어색하기만 하다. 선거비용을 후보자 부담으로 하거나 운동복 착용과 명함 교부 등 비용이 크지 않은 선거운동을 일부 허용해 달라고 제안하는 이유인 것이다. 이들은 또 군소정당의 진출 기회를 넓히기 위한 정치 혁신에도 앞장서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투표권을 박탈당한 유권자도 불만이다. 명백한 기본권 침해로 위헌소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찬반투표제 도입을 제기하고 있다. 호남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민주당은 진정한 대의민주주의 실현에 대한 보다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선거법 개정에 대한 책임이 그것이다. 민생과 밀착한 지방의회에는 더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다. 향후 행보를 주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