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량전쟁 이제 시작, 희망은 있다 / 최강은 |
| 2022년 06월 20일(월) 1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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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원인이 아니더라도 지구적인 기후위기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식량난은 향후 지속적이고 반복적이 될 수밖에 없다. 올해 우리나라도 봄가뭄이 지속되어 밭작물의 흉작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밀 생산 세계 2,3위를 다투는 인도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밀 생산이 줄어 국제 밀값이 폭등하자 내수부족을 이유로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국제 곡물시장에서는 당초 올 2분기 이후에는 국제 곡물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으며 곡물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밀, 콩, 옥수수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식량자급률은 20%를 밑돌고 있으며 이중에서 밀은 1%이내, 옥수수 0.7%, 쌀도 92.8%에 불과하다.
최근 우리 농정당국에서 밀·콩 등을 전략작물로 지정해 수매 가격을 낮추고 수입밀과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며, 이로 인한 농가소득 차액은 직불금으로 대체하겠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2008년 이후 14년여 동안 밀 자급률 정책목표를 5%, 10% 등으로 제시해 왔지만 아직도 1% 전후에 그치는 것은 밀 자급률의 가장 선결 조건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때문이었다. 이를 새 정부가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가격 경쟁력만 제대로 갖춘다면 우리밀은 얼마든지 소비시장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밀 농가에 대한 직불금 확대로 알곡의 공매가가 낮아져야 2차 가공 식품의 가격이 수입밀과 비슷해진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직불금액은 우리밀 자급률 제고와 소비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 수준이 되어야 한다. 친환경 소비시장의 시민들뿐 아니라 일반 마트에서 시민 누구나 기꺼이 우리밀을 선택할 수 있는 가격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들의 선택 기준은 일반적으로 수입밀 가격을 기준으로하기 때문에 우리밀의 수매가와 공매가도 이를 참조로 결정되어야 소비시장의 확장이 가능한 것이다. 그랬을때 국수, 빵, 과자 등 2차 가공을 하는 수요업체들의 우리밀 접근 문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재정은 우리밀의 자급률을 10%를 전제로 현재 국제곡물가 기준, 570억원이면 가능할 것으로 계산된다. 국제 곡물가가 예년수준으로 회복할 경우의 예산은 1천4백7십억원 수준이면 될 것이다. 우리와 유사한 조건 속에서 17% 밀 자급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의 자급 기반 확보의 원천은 이 같은 재정 투자가 기본이 되고 있다. 일본은 일본밀의 자급을 위해 2019년에 1조4천억원을 지출했다. 1ha로 계산하면 대략 600만원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동계작물 직불금으로 우리 농가가 받고 있는 50만원의 12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식량문제의 원인이 전쟁 상황보다는 지구적인 기후위기라는 근본 원인에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향후 식량위기는 전쟁이라는 종속변수보다 기후위기라는 주요변수에 더 민감하게 대처해야 식량안보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3톤이다. 1위인 미국의 14.5톤에 이은 러시아와 동률이며 일본은 8.4톤에 불과하다. 국가 배출량 1위인 중국도 국민 1인으로 환산하면 7.1톤에 불과하다. 우리밀 1kg을 소비하면 우리밀밭 1평이 확대되며, 1평의 밀밭은 이산화탄소 3.5kg을 흡수하고 2.5kg의 산소를 배출하는 등 대기정화 기능이 뛰어난 작물이다. 우리밀 자급률을 10%를 달성하기 위해 수입밀과 같은 수준의 가격대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1천억원 내외면 족하다. 우리밀 자급률을 10%를 실현하면 곡물 생산값을 제외하고 년간 이산화탄소를 52만5천톤을 흡수하고 산소 37만5천톤을 배출한다. 경제논리로 봐도 충분히 지원이 아깝지 않은 우리국민의 제2의 주식, 우리밀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