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야외 운동기구 애물단지 신세라니

2022년 07월 04일(월) 19:29

광주 도심에 자리한 운동기구들이 녹이 슬고 부실한 바닥재 등으로 시민 안전을 되레 위협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한정된 인원과 예산으로 수시 점검이 어렵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본보가 확인한 북구 문흥동 대주아파트와 성당 사잇길에는 ‘앉아 당기기’, ‘팔관절 운동’, ‘허리 마사지’, ‘하늘 걷기’, ‘달리기’ 등 5종의 기구와 벤치가 설치돼 있지만 주민들의 눈 밖에 나 있다. 손잡이를 비롯한 군데군데가 부식했고 바닥은 새 배설물로 하얗게 변색됐다. 또 시설 바닥이 딱딱한 벽돌인 탓에 낙상 시 사고에 대한 우려도 크다.

서구 덕흥동 주택가 인근에 구비된 운동기구 중 일부는 겉 도색이 벗겨져 불그스름한 녹이 나타났고, 내부엔 거미줄이 무성하다. 광주 북구와 서구 등 각 자치구는 ‘운동기구 설치 및 관리 조례’에 따라 시설물에 대해 일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통상 연 1회 정도의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다. 민원이 접수되면 마지 못해 확인에 나서고 조치를 취하는 현실이다. 아울러 운동기구의 기초 바닥재는 안전하게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구체적인 기준과 설명이 없어 제각각으로 차이가 있다.

시민들의 휴식과 건강을 위해 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 같다. 자신의 집 주변 등 가까운 거리에 조성된 산책로와 공원 등지를 부담없이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도 위험한 운동기구가 방치돼 있고, 미관상으로도 심한 불쾌감을 주고 있다. 세금을 들여 만든 공간에 마련한 적지 않은 기구들이 애물단지가 됐다. 즉각적으로 실태를 파악하고 조속하게 조치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라면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아예 철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언제까지 인원과 예산 타령이나 할 심산인가. 관련 조례와 규정도 정비해야 하겠다.

설치 목적에 맞게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면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다. 물론 안전사고도 부지불식간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보다 꼼꼼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