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기초의회 ‘정책지원관’ 도입…‘낙하산’ 우려 지방자치법 개정 의원정수 1/2 정책지원 전문인력 채용 뚜렷한 기준 없어 ‘제 사람 심기’식 인선 가능성 ‘솔솔’ 강승희 기자

2022년 07월 04일(월) 20:24

사진=연합뉴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기초의회에 정책지원관 제도가 도입된 가운데 뚜렷한 채용 기준·절차가 없어 벌써부터 낙하산 채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각 기초의회가 정책지원관 인사권을 갖는 의장 선출을 마무리한 뒤 관련 세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어서 정책지원관 제도가 의장의 의지에 따라 ‘제 사람 심기식’ 인선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4일 광주 5개 기초의회에 따르면 개정된 지방자치법 제41조에 따라 의원 정수의 1/2 비율로 정책지원관을 채용해야 한다. 지방자치법은 정책지원관을 의원의 정책지원 전문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조례 제·개정과 예산 결산·심의 등 업무를 수행, 의원의 정책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상의 보좌관 역할이다. 일반직 공무원 또는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되며 7급 수준이다.

개정 지방자치법이 올해 1월13일부터 시행되면서 광주 각 기초의회도 정책지원관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각 의회 별 채용 인원은 동구의회 3명, 서구의회 6명, 남구의회 5명, 북구의회 10명, 광산구의회 9명 등 총 33명이다. 올해는 의원정수의 1/4을 채용하고 내년까지 정원을 모두 채울 계획이다.

동구의회는 올해 하반기 1명·내년 2명, 서구의회는 하반기 3명·내년 3명, 남구의회는 하반기 2명·내년 3명의 정책지원관을 채용한다.

북구·광산구의회의 경우 각각 2명의 정책지원관을 올해 상반기에 이미 채용한 상태다. 북구의회는 올해 하반기 3명·내년 5명을, 광산구의회는 하반기 2명·내년 5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현재 북구의회는 집행부에서 의회로 전입한 일반직 공무원 2명을 정책지원관으로 배치했다. 근무 중인 정책지원관들의 임금은 행정안전부의 ‘지방공무원보수업무 등 처리 지침’에 따른다.

광산구의회에서 근무 중인 정책지원관은 올해 2월 의회사무국에서 일반 임기제 행정 7급으로 채용했으며 계약 기간은 1년이다.

정책지원관을 채용한 북구·광산구의회를 포함한 5개 기초의회는 모두 9대 의회 사무처 인사권자인 의장 선출 후 정책지원관 채용 세부 계획과 사무국 팀 구성 등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정책지원관이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 자칫 지방의원들의 ‘자기 사람 심기’ 용도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임기제 공무원은 전문 지식·기술 등이 요구되는 업무를 담당하도록 일정 기간 임기를 정해 임용된다. 의장의 임기 만큼 정책지원관의 계약 기간도 보장돼 의장의 ‘선심성 인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기초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정책지원관의 경우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 임기제 공무원 채용은 의회에서 자체적으로 뽑거나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며 “공정한 채용을 위한 규칙과 채용 방식을 신임 의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영원 시민플랫폼 나들 대표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의회의 독립성이 확보된 만큼 하나의 기관으로서 질서 있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책지원관은 의장 개인의 비서가 아니므로 사적 이용을 경계하고 의정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그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채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