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더위’ 여름철 승강기 갇힘 사고 빈번 지난 3년 한해 평균 40% 여름 집중…전기사용 급증 영향 비상 번호로 연락하고 구조 시까지 침착하게 대기해야 김다인 기자

2022년 07월 04일(월) 20:24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광주시 남구 백운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최근 찜통 더위 속에 아찔한 경험을 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50분께 외출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13층에서 멈춰 버렸기 때문이다. A씨는 갑자기 멈춰버린 승강기 안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발만 동동 굴렀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겨우 119에 신고를 해 얼마 지나지 않아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구출해줬지만, A씨는 그 날의 기억이 생각나 다시 승강기를 타기를 꺼리고 있다.

#지난달 25일 북구 일곡동의 한 아파트 주민 B(30)씨는 자정께 잠시 외출을 위해 승강기에 올랐지만 ‘덜컹’ 소리와 함께 승강기가 멈춰버리는 경험을 했다. 하필 해당 승강기에 주민 9명이 동시에 타고 있던 탓에 답답함은 극에 달했고 비교적 선선한 밤 시간이었음에도 불구, 주민들 모두 연신 부채질하기 바빴다. 함께 타고 있던 이들은 소방 구조대원들이 출동할 때까지 숨막히는 시간을 버텨야만 했다.

광주·전남에 연일 33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기 사용량 증가와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한 제어 회로 오작동 등으로 승강기 갇힘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름철 승강기 사고 소방 출동 한해 건수가 전체 40%를 넘어서면서, 거주민의 안전을 위한 주기적인 점검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4일 광주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승강기 사고 출동 건수는 2019년 1천284건, 2020년 1천52건, 2021년 1천175건으로 평균 1천건을 넘어섰다.

이중 여름철(6-9월) 승강기 사고 출동건수는 2019년 546건, 2020년 421건, 2021년 482건으로 연도별 출동건수의 약 40% 를 웃돌고 있다.

또 지난해 기준 7월 156건, 지난 2020년과 2019년 기준 8월에 각각 155건과 197건 등 여름에 한해 가장 높은 출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승강기 보유 대수는 동구 2천400대, 서구 5천283대, 남구 3천161대, 북구 6천221대, 광산구 6천459대 등 총 2만3천524대다. 이중 승객용 승강기는 2만1천837대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대해 소방 관계자는 “전기 사용량 증가와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한 제어 회로 오작동 등으로 인한 승강기 멈춤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이용 시 가까운 층수는 계단 이용하기,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 최소화하기 등을 실천하고, 기계실 온도 관리와 빗물 유입(침수) 방지 조치 등도 자주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계자는 이어 “만약 승강기 내에 갇혔을 경우 승강기 내 비상 연락 번호로 갇힌 사실을 알리거나 승강기를 두드려 갇혀있음을 알리고 구조 시까지 침착하게 대기해야 한다”며 “임의로 판단해 탈출할 경우 승강기 내 추락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으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대 송창영 건축학부 교수는 “승강기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승강기 컨트롤 타워인 기계실 관리가 필요하다"며 "기계실에는 전동기를 비롯해 제어반, 인버터 등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부품이 많이 설치돼 있어 실온 40도가 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창틀, 환기 팬이 설치된 곳 주변은 빗물 유입의 주된 경로가 될 수 있으므로 덧창을 설치하거나 빗물을 흡수할 수 있는 헝겊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