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건설 마형렬 회장 회고록(19) 홀로서기로 결심하다 |
| 2022년 07월 05일(화) 15: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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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원고는 마형렬 남양건설 회장님의 회고록 '막히면 뚫고, 닫히면 열고'를 인용한 것으로, 내용 중 등장하는 이름과 장소 등을 일부 편집했음을 알립니다-
평생을 살면서 동광건설 시절만큼 열심히 일해본 적이 있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회사를 위해 살고 회사를 위해 죽는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회사는 우리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특히 적당주의가 싫었다. 열심히 일하고 일한 만큼 대접을 받고 싶었으나 여건은 그렇지 못했다.
무엇보다 괴로운 것은 비전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나도 건설업계 선배들처럼 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엄습했다. 그럴 수는 없었다. 1969년 2월 말에 사표를 내던졌다. 주위의 만류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어떤 계획이 있어 그만 둔 것이 아니었다.
나는 무슨 일이나 쉽게 결정하지는 않지만 한번 결정하면 머뭇거리지 않는다. 나의 이런 저돌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는 천성이기도 하다. 학창시절에도 나의 이런 패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아내와 자식을 거느리고 가장으로서 직장을 그만 둔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다.
홀로서기를 선언한 바로 다음날 당시 광주시 중부출장소장이던 A씨를 찾아갔다. 공사에 참여토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A소장은 훗날 해남군 등 여러 고을 군수를 거쳐 정년을 했는데 참으로 의리있고 강직한 분이었다. 나를 위 아래로 훑어 보더니 총무과장을 불러 나도 참여시키도록 지시했다. 그 공사가 광주시 산수1동 하수도 공사와 동명2동 상수도관 매설 공사였다.
공사대금이라야 모두 173만원 밖에 안되었지만 처녀공사로서는 큰 액수였다. 나는 이 공사에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 이런 결과로 1972년까지 3년여 동안 광주시내 거의 모든 상하수도 공사를 따낼 수 있었다. 열심히 일하다 보니 큰돈은 아니나 돈도 벌었고, 자신감도 얻었다.
세상을 살다보면 피해를 주는 사람도 있지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홀로서기를 할 때도 많은 사람이 도와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훗날 남양건설을 인수하게 된 것도 주위사람의 도움이 컸다. 그러나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자신이 먼저 그만한 여건을 만들어 놓아야 도와주는 사람이 생기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