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테이저건 진압 광주경찰 과잉대응 논란

2022년 07월 05일(화) 19:42

광주 광산경찰은 지난달 29일 오후 월곡동 골목에서 흉기를 든 외국인 남성이 거리를 활보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테이저건을 사용해 제압했다. 하지만 장봉에 손을 맞아 이미 칼을 떨어뜨렸는데도 테이저건을 쏘고 장봉으로 재차 가격하며 발로 상반신을 찍어누르는 현장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과잉진압 논란이 일었다.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된 베트남 국적 20대 A씨는 통역관을 대동한 조사에서 “고기 손질용 부엌칼을 친구에게 가져다주는 길이었다. 한국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시민단체가 “외국인 우범자 프레임에 동조한 과도한 물리력 행사로 국가폭력”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통해 “위험한 물건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는 이주노동자에게 전기충격기를 사용해 폭행한 경찰의 법집행은 정당성 확보에 목적을 두는 기준과 규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이 배포한 해명성 보도자료는 문화적 차이를 무시하고 과잉진압을 공권력이라는 방패막이로 넘어가려는 행태라고 신랄히 꼬집었다. 당시 경찰은 강력범죄 현행범을 잡아야 할 때 내리는 대응인 ‘코드 0’을 발령, 순찰차 3대를 현장에 급파했다고 한다. 경찰은 장소가 어린이집 앞이었고, 다수 시민이 불안과 공포감을 호소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했다고 반박했다.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현실로 일부 의사소통 부족 등으로 불미스런 일들이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시민단체의 지적처럼 외국인에 대한 포용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누구라도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이 침해당해선 안 된다. 국제인권규약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신체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를 가진다. 항거 불능의 상황에서의 지나친 물리력은 당연히 용납할 수 없다. 외국인 범죄행태와 특성을 파악하고 적법하게 대처하는 등 매뉴얼을 점검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