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우려되는 지방의회 정책지원관 제도

2022년 07월 05일(화) 19:42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도입된 정책지원관 채용을 둘러싼 잡음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뚜렷한 채용 기준·절차가 없다는 점에서 의장의 뜻에 따른 ‘제 사람 심기’식 낙하산으로 변질될 가능성 때문이다. 제9대 의회 개원을 위한 의장단 선출이 속속 마무리되는 가운데 공정 인사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지원관은 조례 제·개정과 예산 결산·심의 등 업무를 수행하고, 의원의 정책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역할이다. 사실상의 보좌관으로 일반직 공무원 또는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된다. 7급 수준이다. 의원 정수의 1/2 비율로 둘 수 있으며 광주 기초의회의 경우 동구 3명, 서구 6명, 남구 5명, 북구 10명, 광산구의회 9명 등 모두 33명에 이른다.

해당 의회는 사무처 인사권자인 의장 선출 후 구체적인 채용계획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 지식·기술 등이 요구되는 업무를 담당하도록 일정 기간 임기를 정해 임용되는 임기제 공무원으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보은·특혜성으로 앉힐 것이란 지적이 많다. 의정활동 강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더불어민주당 독점 구도로 이뤄지면서 독선적 운영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음주운전과 성추행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사가 의장에 선출됐으며 민주당 후보끼리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제비뽑기 방식으로 결정한 사례 등으로 눈총을 맞고 있다. 특히 소수정당에 대한 배려는 안중에도 없는 안하무인 행태로 뒷말을 낳았다. 하다하다 전문성과 독립성을 한층 향상함으로써 대의정치 실현을 위해 도입한 정책지원관을 생색내기 자리로 악용하고자 한다.

정책지원관은 반드시 필요해서 채용하도록 했다. 풀뿌리 민주주의, 완벽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다. 그래서 한 점 의혹없이 공개 선발해야 한다. 지금 역대급 고물가로 시민들의 삶이 위태롭다. 능력을 발휘해 성과를 내야 한다. 시대적 책무가 막중하다. 스스로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 6·1지방선거 과정에서 광주는 전국 최저 투표율을 통해 강력한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제대로 기능하는 선진 의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