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3년간 숨은 주인공을 찾아서](2)박경화 전남대병원 감염관리실장 “협업으로 극복…공공의료 본보기 될 것” 오복 기자 |
| 2022년 07월 06일(수) 1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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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화(47) 전남대병원 감염관리실장(감염내과 교수)은 지난 3년간 병원 내 코로나 상황을 수시 점검하고 끊임없이 소통하는 등 의료 전반을 진두지휘해 의료시스템 안정화를 이뤄냈다.
시스템이 안정되기까지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최대 위기는 2년 전 찾아왔다. 2020년 10월13일 원내 의료진에서 코로나 첫 환자가 발생했다. 이후 의료진 추가 전파가 잇따르면서 의료 시스템 마비 위기까지 왔다.
감염관리실은 신속대응팀을 꾸려 동선을 파악한 뒤 곧바로 환자와 접촉했던 동료 의료진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다음날 새벽부터 추가 확진자들이 터져 나왔다. 이어 또 다른 접촉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급기야 3병동의 코호트 격리가 결정됐다.
이후 광주시 대응팀과 회의를 통해 전체 입원환자, 보호자, 의료진의 코로나 전수조사를 실시했지만 여러 병동에서 인과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확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1병동 전체의 코호트 격리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병원의 모든 의료진과 관계자는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감염관리실은 관리 지침을 만들어 300여명의 직원과 의료진이 현장 대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했다.
화순전남대병원과 빛고을전남대병원의 감염관리실 인력이 파견돼 화상회의를 매일 진행하면서 현장 문제 진단을 논의하고 의사 결정을 했다.
그는 10여일간 날을 새며 위기상황에 대응했다. 지역사회로의 감염병 전파를 차단했다고 자부했지만, 응급실과 외래 진료실이 폐쇄돼 광주·전남 지역민들에게 필요한 진료를 하지 못했던 부분은 아직도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남아 있다.
박 실장은 처음 겪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대해 관련 논문들을 통해 쉼없이 공부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코로나 대응 노하우를 전파했다.
특히 2020년 2월13일 광주·전남 지역 코로나 환자의 진단부터 대구·경북 지역 환자 이송 후 중증 환자 진료, 코로나 환자 첫 수술, 코로나 산모 첫 분만 등 수많은 일이 시행착오를 통해 다져진 의료 시스템을 바탕으로 원만하게 해결됐다.
박 실장은 “일반행정직원과 비진료영역 등 모든 직원들의 감염관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기 때문에 병원 안팎으로 코로나 확산 차단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촌각을 다투는 상황 속에서 사무국과 행정파트가 서로 이해하고 지역 의료계의 자발적 참여로 익숙하지 않은 일들을 하나씩 풀어 최악의 사태를 모면했다”고 자평했다.
상급 종합병원 역할과 더불어 1·2차 의료기관에서 해야 하는 역할까지 맡아 응급실 의료진과 원내 의료진과의 협업으로 살얼음판을 걷듯 하루하루를 버텼다.
지역 의료계의 활발한 진료 참여로 공공병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광주지역 코로나 대응 상황은 나아질 수 있었다.
결국 의료계 전체의 협업으로 코로나 확산 속에서도 진료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또 광주지역 각 병원에서 코로나 병상을 확보해 분산 진료 시스템도 자리를 잡았다.
일상 회복기에 접어들었지만 대학병원 응급실 쏠림 현상과 함께 다양한 전염성 질환 전파·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 병원에서의 감염 관리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정부 차원의 관리·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박 실장의 판단이다.
박경화 실장은 “전남대병원이 코로나 극복에 일조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팬데믹을 일찍 겪고 의료진들과 모든 직원들의 적극적인 대응·소통 체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코로나는 전염성 질환이고 고령인구가 많은 광주·전남에서 코로나가 재유행한다면 치명적인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 실장은 “공공의료기관이 없는 광주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일상회복기에도 병상 유지 등 유연성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며 “고령·취약계층에 대한 백신 접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2년간 의료진들이 헌신적인 자세로 코로나 사태를 이겨낸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우리 병원이 감염관리 영역에 있어서도 국내 최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책임의료기관으로서 공공의료에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복 기자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