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 무너질지 몰라” 남구 방림 모아아파트 옹벽 ‘아찔’ 장마철 지반 약해져 쓰러질까 인근 주민들 ‘공포’ 김다인 기자 |
| 2022년 07월 06일(수) 1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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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보수·정비할 주체인 아파트 측은 예산 부족으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관할 자치구는 지원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6일 오전 광주 남구 방림2동 모아아파트. 높이 약 5m, 넓이 170m 가량의 옹벽은 한 눈에 봐도 아찔한 상황이었다. 사람 키 3배 가량 되는 높이의 옹벽은 여기저기 깨지고 부식 돼 붕괴 위험이 우려됐다.
모아아파트의 옹벽은 1989년 아파트 준공 시 아파트 경사로를 옆에서 떠 받드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30년 넘도록 모아아파트의 한쪽 경사로를 받치고 있는 옹벽은 세월만큼 노후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무엇보다 옹벽이 아파트 바깥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붕괴 우려가 있다는게 인근 주민들의 원성이다.
특히 옹벽 바깥쪽에 위치한 도로는 인근 주택·아파트 거주민, 노인복지센터와 교회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왕래가 잦은 곳으로 붕괴 시 큰 피해가 우려됐다.
이에 이곳을 왕래하는 주민들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옹벽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인근 삼익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53)씨는 “눈이나 비가 오면 옹벽 사이로 물이 새는데 그럴 때마다 무너질까 섬뜩했다. 인도 쪽으로 휘어진 옹벽을 보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에 지나가기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바로 앞 교회를 다니는 김모(67)씨는 “곧 장마가 시작될텐데 이번에는 정말 무너질 것 같아 두렵다”면서 “한 눈에 봐도 보수가 필요한데 무너지고 나서야 정비에 나설 생각인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실제 이 옹벽은 안전진단 결과 ‘C등급’으로 판정됐다. 아파트 측에서 실시한 구조물 안전 진단 점검과 남구에서 실시한 급경사지 재해 위험도 평가 모두 같은 C등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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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르면 A-C 등급은 중점관리시설, D-E 등급은 재난위험시설이다. D-E 등급의 경우 긴급 보수보강 및 사용제한 등의 처분이 내려지지만 A-C 등급의 경우 정기적인 관리만 이뤄진다.
실제 7년 전 남구에서는 아파트 옹벽 붕괴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2월5일 새벽 남구 봉선동 대화아파트 옹벽이 지반 침하로 무너져내려 옹벽을 구성하는 콘크리트와 토사가 주차 차량 40여대를 덮쳐 새벽에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대화아파트가 붕괴 전 실시한 옹벽 진단 결과 모아아파트보다 상위 단계인 B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에 지자체 차원의 보수 관리가 시급하지만 남구는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남구 한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 옹벽은 사유지이며 자력으로 정비가 어려운 서민 밀집 재취약계층 거주지역, 관리주체가 애매한 경우, 소유자 행방불명 등의 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도와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판넬 5개, 현수막 3개, 유도봉 90여개 설치 등 현장 안전조치 및 공문 발송 등을 통해 지자체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아아파트 측 역시 “아파트 차원에서 보수하려면 큰 돈이 들어갈텐데 주민들이 감당하기 버거울 것”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옹벽이 무너지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옹벽은 모아아파트의 한쪽을 받히고 있는 구조로 돼 있어 붕괴 시 모아아파트까지 옆으로 쓰러질 위험이 있다. 이는 긴 장마로 많은 양의 수분을 머금으면 지반이 약해져 붕괴 위험이 있어 ‘제2의 학동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학동 참사 붕괴 원인도 중장비를 올리기 위해 건물 옆에 올린 흙더미에 과도한 살수가 한 요인으로 꼽혔다는 점에서다.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송창영 교수는 “장마철을 맞아 비가 내리면 지반이 물을 흡수하며 약해지게 된다. 현재 옹벽의 균열이 심각한 상태기 때문에 지자체 차원에서 특정관리시설물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점검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다인 기자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