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최대 인하에도 기름값 상승…백약이 무효? 지난 1일 37% 적용…5일만에 경윳값 다시 올라 광주 알뜰주유소 비중 5%뿐…지역민 더 큰 부담 양시원 기자

2022년 07월 06일(수) 19:50

지난 1일 정부가 유류세 인하 법정 최대 한도인 37%를 시행했으나 5일 만에 광주지역 경유 평균 가격이 상승으로 전환되는 등 효과가 무색한 모양새다. 사진은 6일 서구 한 알뜰주유소로, 기름을 넣기 위해 방문한 차들로 붐비고 있다.

연일 치솟고 있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지난 1일 유류세 인하 법정 최대 한도인 37%를 시행했으나 인하 5일 만에 광주지역 경윳값이 다시 상승해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절로 나오고 있다.

여기에 광주는 일반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저렴한 알뜰주유소가 타 지역 대비 적어 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경제적 부담마저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광주지역 휘발유와 경유의 ℓ(리터)당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각각 3.7원·2.4원 내린 2천98원·2천140원이었다.

유류세 인하 확대 직전인 지난 6월30일(휘발유 2천123원·경유2천150원) 대비로는 25원·10원 가량 떨어진 것으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하락폭인 31원·29원 대비 낮은 수치를 보였다.

유류세 37% 인하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 휘발유는 ℓ당 57원, 경유는 38원, LPG 부탄은 12원의 추가 인하 효과가 생기지만, 자영주유소의 경우 인하 폭을 즉시 반영하는 알뜰·직영주유소와 달리 재고량에 따라 1-2주의 시간이 더 소요됨에 따라 여전히 기름값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주의 경윳값은 인하 폭 확대 5일만인 지난 5일 전날(2천143.2원)보다 1.4원 오른 2천144.6원을 기록하면서 약발(?)이 안 먹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고유가 상황에서 광주 지역민들은 일반 주유소보다 가격이 저렴한 알뜰주유소가 타 지역에 비해 적어 기름값 인하 체감도가 더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알뜰주유소는 지난 2011년 12월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 석유제품시장의 경쟁 촉진을 통한 석유가격 안정, 유통구조 개선 등을 위해 도입됐다.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유통 마진이 붙지 않은 기름을 싼값에 공급받아 판매하는 등 정부 재정지원을 받아 일반 주유소 대비 낮은 가격과 품질 보장, 유류세 인하분 즉시 반영 등의 이유로 고유가 시대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광주 알뜰주유소의 휘발유·경유 가격은 각각 유류세 인하 확대 전인 지난달 30일 대비 62원·39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광주지역 전체 주유소에서 휘발유·경윳값이 19원·6원 떨어진 데 비하면 유류세 인하 폭이 반영된 것보다도 더 많이 하락한 것이다.

이날 기준 광주지역 전체 주유소 257곳 중 알뜰주유소는 13곳으로, 비중으로는 5.0%였다. 북구 4곳, 광산구 7곳, 남구·서구 1곳씩이었으며 동구에는 한 곳도 없었다.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의 알뜰주유소는 전체 주유소 1만1천268개소 중 1천268개소로, 비중이 11.2%로 집계됐다. 광주의 알뜰주유소 비중은 전국 평균의 채 절반도 되지 않는 것이다.

또 광주 알뜰주유소 비중은 타 광역시도 대비로도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체 주유소 대비 알뜰 주유소 비중은 각각 대구 10.2%, 부산 8.6%, 울산 6.9%, 대전 6.5%, 인천 3.7%로 전체 광역시 중 인천을 제외하고선 가장 낮았다.

이에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많은 자영 주유소들이 고유가 시대에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진 알뜰주유소로 전환을 희망하나 사실상 정부가 10% 정도 유지하겠다는 기조가 있어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