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청 4급 공직자 ‘도의회 러시’의 배경은

2022년 07월 07일(목) 19:35

전남도청에 근무하는 4급 서기관 5명이 한꺼번에 도의회 전출을 신청했다. 의회에서 도청으로 옮기길 희망하는 해당 직급 공무원은 2명뿐이어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에 따라 앞으로 공무원 전출입이 과거처럼 자유롭지 않게 바뀌는 가운데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김영록 지사가 올 하반기 인사를 앞두고 “승진과 전보에서 성과를 크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듯 원칙과 기준의 변화에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지사는 국장·준국장급·부단체장 보직 변경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특정 직무를 언급하며 강하게 이를 부각했다. 민선 8기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주요 현안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인사 교류는 의회가 사무처 인사권을 확보함으로써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하반기 의회로 옮기고 싶어하는 도청 직원이 100명에 달하기도 했지만 인사권 분리 이후 의회로 전출 희망자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또 올해 1월 정기 인사에서도 의회에서 2명이 전입을 원했으나, 의회를 희망하는 직원이 없어 무산됐다. 도청 안팎에서는 물론이고 주민들도 ‘엑소더스’에 다소 황당해하고 있다. 의회는 상대적으로 근무 강도가 도청보다 세지 않아 선호도가 높다고 하지만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의아스럽다.

공직 사회에서 인사는 대체로 근속 연수나 나이에 따라 지위가 올라가는 연공서열에 따른 온정주의 경향이 강했다. 지방소멸이 다가오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미래 신산업 육성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치열한 적자생존의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도 실력과 전문성 보다 우선했다. 선출직 단체장의 입장에선 ‘내편’을 관리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해왔던 게 사실이다.

인사의 근간은 개인별 능력에 기반한 적재적소의 배치다. 제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실제 성과를 내야 한다. 이번 도청 공무원의 무더기 의회 전출 신청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물론 일신상 이유 내지 사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배경을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