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된 광주 복합쇼핑몰 시민 합의가 우선

2022년 07월 07일(목) 19:35

현대백화점그룹이 광주광역시에 대규모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가칭) 출점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부동산 개발 기업 휴먼스홀딩스제1차PFV와 북구 일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31만㎡(약 9만평) 내에 입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에 백화점을 둔 신세계, 롯데 측에서도 지역 주요 거점별로 후보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합쇼핑몰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호남 공략을 위해 광주 유세에서 내건 지역 대표 공약이다. 또 강기정 광주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이기도 했던 만큼 앞으로 사업 추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 유통업체 ‘빅3’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유력한 부지로 거론되는 전남·일신방직 터는 1935년 일본 방직업체가 설립한 공장을 모태로 일제 수탈의 아픔과 산업화 시기 여공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다. 광주시는 근대 건축물 보존과 함께 도시 경쟁력 제고, 아파트 위주가 아닌 상업·문화 융복합 개발, 국제적 수준 호텔 건립, ‘라키비움’(도서관+기록관+박물관) 건립 등을 제시한 상황이다. 현재 일반공업지역으로 묶인 이 곳을 일반상업·준주거·2종일반주거 등의 용지로 개발하고, 토지가치 상승분의 40-60%를 공공기여하겠다는 휴먼스홀딩스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생존권 위협을 우려하는 중소상인과의 갈등부터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상생 방안 마련이 필수적이다. 현대 측은 기존 상권과 겹치지 않는 럭셔리 브랜드와 MZ세대 타깃의 새로운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근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을 위한 마케팅 서비스 교육 등을 지원해 지역 상권을 보호하며 동반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데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컸던 만큼 대승적 합의를 모아야 하겠다. 시민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것이라면 민선 6기, 7기의 사례를 교훈 삼아야 한다. ‘밀린 숙제’를 풀고자 속도전으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 시는 협의와 검토 단계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공공성의 원칙 아래 다양한 카드를 준비해 협상을 주도할지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