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제 14년에도 요양보호사 처우 제자리

2022년 07월 10일(일) 19:34

노인장기요양제도가 시행된 지 14년이 지났어도 요양보호사에 대한 처우는 제자리걸음이다.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장기요양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함께 나서야 할 때다.

요양병원의 경우를 보면 일부 인원에 대한 규정이 없는 점을 악용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운영,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휴식권마저 빼앗긴 보호사들은 열악한 근로 환경을 호소한다. 목포시 관내만 요양병원은 9개소 2천700여 병상이며, 100여명이 넘는 환자를 주간에는 6명, 야간에는 2명의 요양보호사가 돌보는 시설이 있다. 하루 2교대로 충분한 휴게시간을 보장해야 하나 환자 특성상 콜을 하면 근무를 해야 한다. 목욕, 식사, 대소변 수발, 옷 갈아입히기, 나들이 등 온 몸에 힘이 드는 일이지만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은 휴게실에도 요양환자들의 호출장치가 설치돼 있다며 응하지 않아 환자가 불만을 표출하면 책임 간호사로부터 질책을 받게 돼 사실상 근무의 연장으로 본다. 아울러 휴게시간에 외출이 금지돼 있거나 휴식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병실 내 빈 병상 등을 이용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충분한 돌봄을 이용하지 못하는 보호자들도 나름으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가 소속 요양보호사들을 대상으로 올해 3월부터 한 달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사태의 심각성을 반증한다. 응답자의 84.2%가 일을 시작하고 질병이 생기거나 악화됐으며, 성희롱 및 폭언으로 인한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 적지 않았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요양보호사는 23.7%에 달했다.

7월1일은 요양보호사의 날이었다. 장기요양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효율적인 운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최일선 요양보호사의 처우부터 시급히 개선해야 하겠다. 인권위원회도 현장의 심각성을 인지해 요양의 공공성 확대를 권고했다. 보다 질 좋은 돌봄서비스를 위해 국가 차원의 대안 제시가 필요할 것 같다.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사회적 인식도 제고해야 한다. 말못할 고통과 희생을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