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콰르텟 ‘유니크’, 창단연주회 ‘Save The Earth’ 공연 오는 15일 광산문화예술회관 재활용 악기로 전하는 지구 환경보호 메시지 최명진 기자

2022년 07월 11일(월) 19:12

첼로 콰르텟 ‘유니크’

오늘날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식량 고갈, 생태계 파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재활용 쓰레기 문제 또한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다.

환경 보존의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가운데 재활용 악기 연주를 통해 지구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는 연주회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업사이클링 첼로 콰르텟 ‘유니크’는 오는 15일 오후 7시30분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창단연주회 ‘Save The Earth’를 무대에 올린다.

지구 환경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마련된 이번 연주회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쓰레기와 악기에 대한 결합으로 예술적 신선함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의 기획은 크리에이티브 아트 대표이자 광주작곡마당 대표인 이승규 작곡가가 맡았다.

광주를 주제로 지속적인 작곡활동을 해온 이 작곡가는 최근 코로나로 인한 환경이슈와 지구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공연 및 퍼포먼스를 진행해오고 있다.

재활용 쓰레기와 연습용 첼로가 결합해 새롭게 태어난 ‘유니크 첼로’

이번에는 특별한 첼로 연주회가 준비됐다. 버려진 스테인레스 농약분무기와 연습용 첼로를 결합한 ‘유니크 첼로’ 4대로 선보이는 콰르텟(4중주) 공연이다. 첼로 제작에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홍, 고근호 작가가 정크 아트로 힘을 보탰다.

지난 4월부터 약 3개월여 걸린 첼로 완성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재활용 첼로는 규격화된 사이즈도 없을 뿐더러 첼로현에서 발생하는 음을 몸통으로 전달하는 브릿지의 위치와 각도를 설정하는 일까지 세심한 작업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이승규 작곡가는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지만 브릿지 위치 등에 따라 첼로 네 대의 소리가 모두 다르며 악기마다 독특한 음색을 갖고 있다”며 “타악기를 기반으로 하는 업사이클링 연주는 많이들 들어보셨겠지만, 재활용 쓰레기를 활용해 만든 첼로 연주회는 쉽게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무대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은 작곡가의 피아노 연주 ‘잃어버린 동물의 사육제’로 막을 올린다. 100년 전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 인해 멸종위기를 겪는 동물을 주제로 작곡한 피아노 연주곡이다.

특히, 마지막 곡 ‘인간’은 피아노에 쓰레기를 넣는 퍼포먼스와 연주 공간의 상황에 맞는 즉흥곡으로 이어진다.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는 피아노에 ‘쓰레기’라는 제3의 물체를 넣으면 그 종류에 따라 기괴하고 우울하며 소름끼치는 소리 등 색다른 소리가 난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이 지구에 저지른 만행이자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지구의 경고와도 같다.

이어 업사이클링 첼로 제작 및 연습 등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다큐 영상이 방영된 이후 유니크 첼로 콰르텟의 연주가 펼쳐진다.

박효은·김가영·김성복·정아름 네 명의 첼리스트가 바흐 무반주 첼로조곡 1번 중 전주곡을 시작으로 인생의 회전목마, 캐리비안 해적 등 유명 영화 OST를 비롯해 베사메무초, 힐더월드 등 우리에게 익숙한 연주곡들을 들려준다.

첼로 연주와의 협업 무대도 준비됐다. 남자 무용수 3명이 출연해 첼로 선율에 맞춰 라벨, 볼레로 공연을 선보인다.

이 작곡가는 “유니크 첼로만의 독특한 소리와 시각적인 즐거움을 통해 관객들은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며 “환경을 주제로 한 창작곡과 재활용 악기 연주를 통해 관객들이 지구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기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