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과 지역발전 / 오수열
2022년 07월 11일(월) 19:31
오수열 조선대학교 명예교수 / 광주유학대학 학장
7월1일 각 지방자치단체의 장(長)들이 취임했고, 의회도 새롭게 개원함으로써 지방정가에 새로운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적지 않는 단체장들이 취임식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온라인으로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아예 취소하고 곧바로 민생현장으로 찾아 가기도 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신선함을 더하여 주고 있다.

노파심(老婆心)이란 말이 있다. 그 사전적 의미는 ‘지나치게 걱정하는 마음’이지만, 한자로는 늙은 여자를 가리키는 노파(老婆)에 마음심(心)이 더하여 진 것으로 보아 예부터 지나친 걱정은 아무래도 젊은이 보다는 나이든 사람들의 몫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필자는 전남에서 태어나 평생을 광주에서 살아온 사람이니 당연히 이 지역 문제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난 5월 대선(大選)에서 당시의 집권 민주당이 재집권에 실패할 때부터 새로운 윤석열 정부와 6월의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우리지역의 지방권력을 차지할 것이 분명한 민주당과의 관계에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한국의 지방자치제도는 3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형적이다. 특히 재정의 대부분을 중앙정부가 장악하고 있고 규모가 큰 사업의 경우에는 ‘국책사업’아라고 하여 중앙정부의 결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심지어는 지방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의 타당성마저도 중앙정부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중앙정부의 지원과 협력 없이 지역발전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어떻든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물론 한 나라의 국정(國政)을 담당한 책임자들이 그 소속 정당이 다르다고 하여 특정지역에 차별을 한다거나 더 나아가 불이익을 가하는 일이야 있겠는가…. 그러나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리고 지난날에도 이른바 ‘경상도 정권’ 하에서 호남지역이 차별을 받았다거나, 심지어 충청도지역에서는 전라도가 차별을 받았다면 “우리는 아예 대접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들이 없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할 때, 정권의 성향과 연고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내각을 구성하면서 이른바 ‘서오남’이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능력만이 강조되고 ‘지역 안배’가 도외시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지역 인사의 얼굴을 찾아보기는 매우 어렵게 되었다.

가치의 배분, 그 가운데에서 예산의 배정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할 때, 노파심이 드는 것이 어찌 필자 뿐이겠는가.

이제 공은 고스란히 시장과 지사의 역량과 역할에 넘어 갔고, 이들이 중앙정부와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고 역량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지역발전은 크게 좌우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정답이 있을 수야 있겠는가만, 최소한 그 방향은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지역발전의 아젠다를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그것을 중앙정부에 납득시키는 역량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둘째, 이러한 아젠다는 우리지역발전에도 긴요하지만, 거시적으로는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가능하면 타 지역의 이익과 상충되지 않는 것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지방의 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과의 공조(共助)를 도모하는 지혜가 발휘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넷째, 최소한 광주·전남만이라도 상호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광주공항의 이전문제에 해결의 실마리가 풀려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치인들이 정당과 당리당략을 떠나 지역발전에 함께 하여야 하고, 그 토대를 시장과 지사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소멸과 산업구조 재편의 대전환기에 처해있는 시점에서 시장과 지사가 지금이 지역 생존의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생각으로 봉사하여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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