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잔치로 끝난 광주시·구의회 원 구성

2022년 07월 12일(화) 19:59

제9대 광주시의회가 전반기 원 구성을 완료했다. 의장에는 단독 출마한 정무창 의원, 부의장에는 심철의·이귀순 의원이 당선됐다. 전체 의석 23석 중 22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임시회에 앞서 단독 후보를 내 내정한 인사를 뽑는 형식이었다. 상임위원장도 민주당 합의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자치위원장은 임미란 의원, 환경복지위원장 조석호 의원, 산업건설위원장 김나윤 의원, 교육문화위원장 신수정 의원 등이다.

5개 자치구의회도 마찬가지다.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는 모두 민주당에 돌아갔다. 동구의회 의장과 부의장은 김재식·이지애 의원, 서구의회는 고경애·김수영 의원, 남구의회는 황경아·남호현 의원, 북구의회는 김형수·최무송 의원, 광산구의회는 김태완·윤혜영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비민주당은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낼 여지가 없었다.

광주는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저인 37.7% 투표율을 통해 독점 지위인 민주당에 반성과 변화를 촉구했으며 원 구성을 지켜봤다. 시민의 이익과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면서 대화하고 토론하는 의회를 기대했다. 민주당 소속은 아니지만 우수한 의정 활동을 인정받아 다선에 성공한 의원들이 많고 광산구의 경우 정원 18명 가운데 진보당과 정의당을 합해 4석에 이를 정도로 대안 정치를 대변해달라는 요구가 높았다. 시민사회단체는 성숙한 협치의 정신을 촉구했으나 결국에 수용되지 않았다.

정무창 시의장은 시민의 삶과 생활을 우선에 두는 민생의회, 시민과 소통하는 의회, 청렴한 의회, 연구하며 일하는 의회 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민선 8기 광역·기초자치단체 역시 민주당 소속인 점을 고려해 집행부를 견제·감시해야 할 의회가 한통속으로 ‘거수기’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절대 다수 의석을 획득한 민주당은 포용의 정치를 펼쳐줄 것을 바라는 열망을 외면했다. 그들만의 자리싸움, 나눠먹기 잔치에 지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민주적인 선출 절차를 무시하고 소수정당의 의견을 묵살한 폐해라는 비판도 제기한다. 지방의회 의장단까지 싹쓸이한 민주당이 새로운 정치 문화를 선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