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우선’ 도로교통법 시행 첫 날…운전자 ‘우왕좌왕’ 횡단보도 우회전 ‘우선멈춤’ 단속현장 가보니 일부 녹색불 통행 차량 적발…보행시 진입 범칙금·벌점 경찰 “익숙지 않아도 적극 참여 성숙한 시민의식 보여야” 김다인 기자

2022년 07월 12일(화) 20:43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첫날인 12일 오후 2시26분께 광주 북구 문흥동의 한 사거리에서 K3 차량이 녹색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날 경찰은 해당 운전자에게 6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했다. /김다인 기자

“삐빅- 멈추세요, 도로교통법 위반하셨습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횡단보도 우회전시 일시 정지가 의무·확대되는 12일 오후 2시 광주 북구 문흥동의 한 교차로.

이날 북부경찰은 ‘보행자 우선’으로 바뀐 도로교통법 시행 첫날을 맞아 단속에 나섰다. 신호등에 녹색불이 켜지고 보행자가 횡단하기 시작하자 차들은 일제히 멈춰섰다.

대부분의 차량이 우회전 횡단보도 일시 정지 강화 사항을 인식하고 ‘멈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일부 녹색불 횡단보도 통행을 이어가는 차량도 있었다.

약 30분간 이뤄진 단속에는 총 2대의 차량이 적발됐다. 단속에 걸린 차량 모두 녹색불에서 횡단보도를 지나간 사항이었다.

이중 한 트럭은 우회전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단속됐다. 당시 횡단보도에는 초등학생이 손을 들고 신호등을 건너고 있었고 맞은편에는 어르신이 길을 건너고 있어 더욱 위험한 상황이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12일 오후 2시21분께 광주 북구 문흥동의 한 횡단보도에서 초등학생과 어르신이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가운데 트럭이 우회전을 시도해 단속 중이던 경찰에 적발됐다. /김다인 기자

경찰은 호루라기를 불며 해당 차량을 갓길로 불러 세웠고 도로교통법 27조 1항을 들어 범칙금 6만원을 부과했다.

10분 후 또 다른 차량이 단속됐다. 보행자 5명 가량이 길을 절반 가량 건너 차 한 대가 통과할 수 있게 되자 흰색 K3 차량이 녹색불에 횡단보도를 넘어선 것이다.

적발된 차량의 운전자는 “이런 법이 있는 줄 몰랐다”며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으면 지나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억울한 기색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공포, 이날부터 시행됨에 따라 운전자들은 횡단보도 우회전 시 통행을 대기하는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춰 서야 한다.

이제까지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가 있을 때만 멈춰도 됐지만 개정된 법에 따라 ‘보행자가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도 일시정지 의무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통행하려고 하는 때의 예시는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발을 딛으려고 하는 경우, 손을 들거나 횡단하기 위해 고개를 돌려 주의를 살피는 등 횡단의사를 표시할 때, 횡단보도 앞 인도에서 대기할 때 등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항이 추가된 도로교통법은 내달 11일까지 한달간 계도기간을 갖는다. 다만 해당 기간에도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보행 하는 중에 진입을 시도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단속이 이뤄진다.

위반 시에는 승용차 기준 6만원의 범칙금과 10점의 벌점이 부과된다.

최근 5년 간(2017년-2021년) 광주 지역에서 발생한 우회전 교통사고 건수는 2017년 470건, 2018년 649건, 2019년 816건, 2020년 721건, 2021년 701건, 올해 6월까지 295건이다. 사고로 총 20명이 숨졌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보행자 중심의 선진 교통문화 조성을 위해 우회전 시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있을 경우는 물론, 횡단보도 주변에 건너려는 사람이 있을 때에도 세심히 살펴야 한다. 익숙지 않더라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사고 발생 확률을 줄여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단속에 나선 북부경찰 관계자는 “횡단보도에서 우회전을 할 경우 일시 정지 후 횡단보도를 통행하는 사람이나 통행 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을 경우 도로교통법에 따라 서행하며 진행하면 된다”며 개정된 도로교통법 준수를 당부했다.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