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아껴야 산다”…‘짠테크’ 모드 식사는 편의점 도시락…스트리밍서비스는 해지 물가 상승 IMF 이후 최대···자장면 등 외식품목 일제히↑ 편의점 도시락 매출 급증…편도족·스크루플레이션 등 눈길 양시원 기자

2022년 07월 14일(목) 20:36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1. 광주 북구 원룸 밀집지역에서 자취를 하는 대학생 김모(26)씨는 최근 월 3만원을 내던 볼링 동호회를 그만두고 월 2만원 가량 지불하던 온라인 스트리밍서비스(OTT)도 해지했다. 한 달 50만원 정도의 생활비로는 한 끼에 1만원 선으로 껑충 뛴 식비는 물론 취미생활까지 하면서 생존(?)하는 것이 버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 광산구 산업단지 내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정모(30)씨는 최근 점심식사를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다. 기존에는 동료들과 함께 시켜먹거나, 근처 식당을 이용했지만 회사가 식대를 별도로 지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오를대로 오른 외식비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치솟는 물가에 MZ세대로 대표되는 20-30대 사이에서 ‘짠테크(짜다+재테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외식비 부담에 식사를 편의점 도시락으로 대체하는 일명 ‘편도족’이 되는가 하면, 동호회부터 OTT 같은 지출이 수반되는 취미를 끊는 등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이다.

14일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지역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해 1998년 11월 외환위기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체감물가를 반영한 생활물가지수도 8.1% 올라 소비자물가와 동일하게 23년7개월만에 최대 상승을 나타냈으며 특히 전국 기준 개인서비스 중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0%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기준 광주에서 대표 외식품목 8개 품목 중 변동이 없었던 비빔밥을 제외한 나머지 자장면·삼계탕 등 7개 외식품목의 메뉴는 적게는 2.7%에서 많게는 9.8%까지 올해 상반기 들어 평균 가격이 상승했다.

품목 별로 김치찌개 백반(7천100원→7천800원) 9.8%, 칼국수(7천400원→7천800원) 5.4%, 자장면(5천800원→6천100원) 5.1%, 냉면(8천400원→8천800원) 4.7%, 삼겹살(1만3천600원→1만4천244원) 4.7%, 김밥(2천800원→2천900원) 3.5%, 삼계탕(1만4천600원→1만5천원) 2.7%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봄철 가뭄과 곡물·비료값 상승 등으로 인한 농축수산물 전반에 걸친 재료비 증가와 전기·가스·인건비 인상 등이 외식 가격 상승을 밀어 올린 것이다.

때문에 젊은층에서는 쥐어짠다는 뜻의 ‘스크루(screw)’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 시대’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으며 식비를 비롯한 생활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편의점 CU는 지난달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7% 신장했다고 밝혔으며 GS25도 이달 1-7일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8% 늘어났다고 전했다.

대학생 김씨는 “여유 시간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월세 등 생활비를 충당하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 허리띠를 더 조르고 졸라도 저축할 여유가 없다”며 “한때 MZ세대를 수식하던 ‘욜로족’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