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예회관 ‘아트 위크’…시립발레단 ‘빛의 정원2’ 공연 리뷰 빛고을 여름밤 수놓은 낭만 발레 향연 광주시청 야외음악당서 즐기는 다채로운 공연 예술 역동적 춤 동작·화려한 의상·미디어아트 배경 ‘눈길’ 최명진 기자

2022년 07월 17일(일) 18:43

지난 14일 광주시청 야외음악당에서 광주시립발레단 ‘발푸르기스의 밤’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한여름 무더위를 잊게 할 낭만 가득한 발레 공연이 야외무대에서 펼쳐졌다.

지난 14일 오후 8시께 찾은 광주시청 야외음악당에는 광주시립발레단의 공연을 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부터 인근 주민들, 가족 단위의 관람객까지 다양한 이들이 한데 모여 여름밤 빛의 정원을 만끽했다.

이날 공연은 광주문화예술회관의 기획 공연 ‘아트 위크(ART WEEK)’ 무대로 광주시립발레단은 14-15일 이틀에 걸쳐 ‘빛의정원2’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총 일곱 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공연은 약 한시간 가량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첫 무대는 네 명의 여자 무용수가 출연하는 ‘파 드 캬트르’가 꾸몄다. 비슷한 실력의 발레리나들이 친밀함을 과시하는 가운데 경쟁심리와 긴장감을 내보이는 무대로 각자의 장점을 살린 탁월한 안무가 돋보였다. 화려한 꽃으로 수놓아진 미디어아트 배경이 무용수들의 모습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우아한 분위기 속 익살스러운 춤 동작은 관객들의 눈길을 한 눈에 사로잡았다.

다음으로 프랑스 시민혁명을 배경으로 하는 ‘파리의 불꽃 그랑 파 드 되’ 무대가 펼쳐졌다. 남녀 무용수 한 쌍이 남매 역을 맡아 시민혁명의 성공을 축하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쁨을 드러내는 모습을 담아냈다. 고난이도 테크닉과 빠른 회전 등 역동적인 동작이 이어지자 객석 곳곳에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백조의 호수 중 ‘러시안’ 무대에서는 러시아 전통의상과 화려한 머리 장식이 돋보이는 공연이 올려졌다. 왕자의 생일 연회에 초대된 러시아 공주의 춤으로 꾸며졌다. 7명의 여자 무용수가 출연해 전통 인형인 ‘마트로슈카’의 모습을 의인화한 특색있는 춤 동작을 선보였다.

경쾌한 음악에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스텝과 회전으로 꾸며진 ‘돈키호테 중 큐피트’ 독무는 짧은 무대였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호방하고 힘찬 모습의 칼을 들고 추는 ‘칼의 춤 사브르 댄스’는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사했다.

강렬한 붉은 색 의상을 갖춰 입은 남녀 무용수의 ‘돈키호테 중 그랑 파 드 되’는 열정적인 스페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돈키호테가 아닌 이발사 ‘바질’과 여관집 딸 ‘키트리’가 주인공인 사랑 이야기로 이들의 유쾌한 결혼 소동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특히 남성 무용수의 연이은 고난이도 점프 동작과 여성 무용수의 32번의 빠른 회전은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무대에는 20여명의 무용수들이 대거 등장해 신비롭고 활기 넘치는 ‘발푸르기스의 밤’ 공연을 선사했다. 바쿠스, 여인, 반인반수의 사티로스와 판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어우러져 광란의 밤을 아름다운 발레 동작으로 묘사해냈다.

이날 야외 공연을 관람한 이연주(42)씨는 “발레 공연 자체도 오랜만이었지만, 야외에서 공연을 즐기는 것 자체가 이색적이었다”며 “청량한 바람과 함께 어우러진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동작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루할 틈 없이 다채롭고 풍성한 무대였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립발레단은 오는 10월 둘째 주 ACC에서 돈키호테 전막 발레 공연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5년 만에 광주에서 선보이는 무대로 세계적인 수준의 아름답고 멋진 돈키호테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