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지방의회에 바란다 / 김병도

2022년 07월 17일(일) 19:20

김병도 前 대통령소속자치분권위원회 전문위원

제9대 지방의회가 새로운 지방자치법과 후속 법률들을 제대로 활용하여 더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신규법률 활용만으로도 제9대 지방의회는 성숙할 수 있다. 중앙정치와 차별화하면서도 지방의회 스스로가 경쟁력을 가지고 주민으로부터 인정받는 지방정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주민실감 정치가 펼쳐지기를 바란다. 해당법률로는 지방자치법, 고향사랑기부금법, 주민조례발안법과 법률이 준비 중에 있는 지방자치단체기관구성관련법 등이 대표적이다.

그간 지방의회는 단체장과 같은 정당출신인 이유로 집행부의 거수기, 정당공천으로 인한 중앙정치의 하수인, 의장선거를 빌미로 갈라진 반쪽 의회, 자신의 직업과 연관되는 의정활동 등 안타깝게도 대의기관의 역할과 기능보다 주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를 보이곤 했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 영향을 미친 제도적 결함은 뚜렷하게 있어 보인다. 지방의회를 두둔하고 싶은 마음으로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강시장-약의회 지방자치단체 역학관계, 정상적인 생활에 미치지 못하는 월정수당, 확대된 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보좌할 수 있는 보좌기능 미비 등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강시장-약의회, 집행부와 의회의 두 기관이 대립하는 구조를 가지면서도 모든 권한을 집행부가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단체장 중심의 지방자치를 펼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주민의 대의기관인 지방의회가 잘 보이지 않는다. 또한 견제와 균형원리를 작동시키기에는 지방의회의 권한이 너무도 빈약하다.

개정된 지방자치법 제4조에서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조항이 설치되었다. 현재 후속법률이 준비되고 있다. 기존의 기관대립형을 비롯해 기관혼합형, 기관통합형 등 다양한 방식의 기관구성이 주민투표에 의해서 결정되게 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 실시이후 가장 큰 변화가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다. 우리 지역에 가장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기관구성을 갖추기 위해 지방의회는 누구보다 먼저 지역의 역사성, 정체성, 특수성, 미래지향성 등에 대해 학습하고 준비해야 한다. 또한 국회는 머뭇거림 없이 후속법률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법률에 대해 깊이 학습하고 준비한다면 새로운 지방자치시대를 열 수 있다. 준비하고 실천하는 의회만이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어갈 수 있다. 특히 의회는 법을 통해 새로운 내일을 만들 수 있는 기능과 역할을 가지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제198조 제2항 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특례시군구 설치다. 실질적인 행정수요,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소멸위기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행정안전부장관이 지정하는 시군구를 특례로 둘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지역의 미래비전을 특례 시군구로 설치할 길이 열린 것이다. 이 또한 준비하고 실천하기 나름이다. 모든 지역은 지역마다의 독특한 매력과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모든 지역이 자기 지역의 축적된 역사적 자산을 통해 경쟁력있는 지역으로 거듭나는 노력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펼치나가기를 기대한다. 세계 Number 1, Only 1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이 외에도 주민의 권리 강화, 주민에 대한 책무성 강화, 자치단체의 권한 강화, 지방행정의 효율성 강화, 중앙·지방 및 지방정부 간 협력 강화 등 새로운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이 시행중에 있다. 또한 고향사랑기부금법이 신설되어 지역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지방의회는 입법기관으로서 모든 행위의 뿌리를 법에 두어야 한다. 새로운 법률이 지역발전과 지방의회 발전에 새로운 계기가 되고 주민주권이 시나브로 실현되는 유의미한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 제9대 지방의회가 성공해야 한다. 제9대 지방의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