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과소비 대기업에 사실상 특혜 준 한전

2022년 07월 19일(화) 19:42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나주화순)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최대 전력 사용 기업인 삼성전자는 97.22원/㎾h의 단가로 전기를 구입했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구매한 156원/㎾h의 62.3% 수준이다. 이에 따른 혜택만 최소 2천786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신 의원은 밝혔다.

정유 4사의 경우도 각각 ㎾h 당 96.72원, 102.97원, 96.68원, 96.73원 등으로 원가 미만의 낮은 전기요금으로 정제시설을 가동해왔고 최소 1천58억원 이상의 특혜를 누렸다. 심지어 이들은 자사가 판매하는 석유류 제품을 치솟은 유가에 연동해 높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영업 마진까지 두둑히 챙겨왔다.

한전의 1분기 전력 구입가는 156원/㎾h로 지난해의 102원/㎾h 대비 52%, 2020년의 85.9원/㎾h에 비해서는 81% 급등했다. 신 의원은 국내 전력소비 상위 50대 기업들이 원가 이하의 전기료를 통해 1분기에만 최소 1조8천억원 이상을 취득한 것으로 분석했다. 고스란히 한전의 1분기 적자(7조8천억원)로 전가된 셈이다.

올해 한전의 영업적자는 무려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료는 연료비 상승을 반영하지 못했고 대다수 대기업이 100원/㎾h 미만의 낮은 단가로 대량의 전기를 사용한 영향이 크다.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민들을 겁박했는데, 정작 엉뚱한 곳에서 돈이 줄줄 새고 있는 은밀한 속사정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유례없는 고유가에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특수에 웃는 정유사가 값싼 전기까지 공급받았다는 사실을 쉽게 용납할 수 없다. 한전이 전기를 많이 쓰는 대기업의 영업비용을 떠안았다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 아닌가. 눈덩이 적자에 시달리는 공공기관이 대기업과 한통속은 아닌지 의문을 더하게 된다. 폭염 속에서 사회취약계층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국민적 분노를 헤아려야 한다. 불합리한 요금 산정체계를 즉각적으로 바로잡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