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위선양 훈장 김홍빈 대장에 구상권이라니

2022년 07월 20일(수) 19:53

광주지역 국회의원 10명이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을 발의했다. 故김홍빈 대장에 대한 외교부 구상권 저지를 위한 것으로 이른바 ‘김홍빈 대장법’이다. 국회의원들은 김 대장의 등반은 개인 영리 목적이 아니고, 국가가 국위 선양을 인정한 만큼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며 일방적 구상권 청구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배경을 들었다. 실제로 법안에는 정부 훈장 등을 수여받은 이가 국위 선양을 목적으로 활동하다 발생한 해외위난상황 비용 상환을 면제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5월 김홍빈 대장 수색과 구조에 쓰인 비용 6천800만원을 광주시산악연맹에 청구하는 국가소송을 냈다. 실종 당시 3차례 헬기 수색 작업에서 발생한 비용 모두를 김 대장이 소속된 광주산악연맹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다. 외교부가 근거로 제시한 영사조력법 제19조는 ‘재외국민이 자신의 생명·신체 및 재산 보호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게 돼 있고, 외교부장관이 청구한 비용을 상환해야 한다‘고 돼 있다.

‘김홍빈 대장법’이 조속한 시일 내 처리돼야 하는 이유다. 김 대장은 장애인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공적으로 청룡장을 추서받은 바 있다. 청룡장은 체육 발전에 공을 세워 국민체육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체육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등급의 훈장이다. 김 대장은 지난해 7월 브로드피크(8천74ｍ)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조난돼 히말라야에 잠들었다. 온갖 고난에도 꺾이지 않은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의 도전은 큰 용기가 됐다.

생전에 김 대장은 코로나19가 지속하는 상황 속 국민에 힘을 주고 싶어했다. 특히 장애인과 아이들의 희망이 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외교부의 구상권 청구가 아쉽기만 하다. 유가족의 고통이 미처 가시기도 전에 상처를 헤집었다. 발빠르게 광주 국회의원들이 법안 개정에 나섰으니, 서두르면 좋겠다. 김홍빈 대장의 도전·희망·나눔의 정신을 기리는 1주기 추념식이 열렸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정부의 구상권 청구는 취소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