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빛콜 전용 승강장’ 교통약자 보호 무색 도로 표지 지워지고 불법 주·정차 난립 일반 차량 주차해도 제재 법적 근거 없어 김다인 기자

2022년 07월 20일(수) 20:24

광주 동구 문화전당 새빛콜 승강장에 일반 차량이 주차돼 있다(사진 上). 남구 기독병원 정문에 설치된 새빛콜 승강장을 알리는 노면 글귀가 지워져 있다.

장애인들의 안전한 승·하차를 위해 조성된 새빛콜(교통약자이동지원차량) 전용 승강장이 불법 주·정차 차량 난립 등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새빛콜 전용 승강장에 일반 차량이 주차해도 이를 제재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현재 광주 새빛콜 승강장은 문화전당,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광주종합버스터미널, 기독병원, 남구노인건강타운, 광주공원, 송정역 등에 조성돼 있다. 광주지역 중 북구에는 승강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재)광주복지재단과 센터가 빛고을노인건강타운내에 설치한 ‘새빛콜 등대’ 등 새빛콜 전용 승강장의 설치 주체와 명칭은 다양하다.

새빛콜 전용 승강장은 2017년 장애인들의 안정적인 승·하차 장소를 마련해달라는 민원을 통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법령으로 규정된 부분이 없어 이곳에 일반 차량이 주차하거나 통행을 방해해도 범칙금 등으로 규제할 방법은 없다.

안전한 휠체어 장애인의 승·하차를 위해서라도 새빛콜 승강장의 관리 필요성이 요구되지만, 방치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기독병원 등 지역병원들은 장애인과 센터 등의 요청으로 병원 측에서 설치 및 관리하고 있다. 비록 병원들이 장애인을 위해 설치는 했지만, 적극적인 관리는 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문화전당 앞 새빛콜 승강장 역시 새빛콜이 아닌 일반 차량들이 주차돼 있어 정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전용 승강장 명칭이 무색한 상황이다.

장애인들의 안전한 차량 승·하차를 위해 만들어진 승강장이었지만 불법 주·정차로 인해 장애인들의 접근조차 어렵다. 특히 이동 시 수동휠체어나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에게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은 장애물 그 자체였다.

기독병원 새빛콜 승강장의 노면에 그려진 ‘교통약자차량 전용승하차장’ 도로 표지는 대부분 지워져 있어 글씨를 알아보기 힘들었고 주차장 크기를 명시하기 위해 그어진 페인트도 칠이 벗겨진 상태였다.

승강장을 표시하는 판넬에는 ‘장애인 콜택시 타고 내리는 곳’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표지판의 크기가 작아 눈 여겨 보지 않으면 쉽게 알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새빛콜 운전기사 A씨는 “일반차량 운전자들의 ‘인식개선’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A씨는 “휠체어 장애인 승·하차를 돕다보면 차량을 세우고 3분 넘게 지체하게 된다. 이 경우 장애인들을 가장 안전한 곳에 내려드리기 위해 횡단보도 부근에 차를 세웠다가 안전 신문고에 신고돼 벌금을 내기도 하고 길가에 세웠다가 뒷차의 빵빵대는 소리에 당황한 적도 많다”고 애로사항을 설명했다.

A씨는 이어 “아예 승강장을 장애인 전용 주차 차량으로 인식하고 장애인이 차량을 주차하고 떠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더러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운전기사 B씨는 “전남대병원 승강장과 기독병원 승강장의 경우 혼잡한 시간대 찾으면 그야말로 ‘멘붕’”이라며 “전용 승강장에 일반 차량이 주차 돼 있는 경우가 많아 승강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 위에 멈춰서 휠체어 장애인의 승하차를 도울 때가 많다. 뒷차의 클락션을 들을 땐 승강장이 있으나 마나 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천재홍 지부장은 “장애인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있지만 설치된 공간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도 필요하다”며 “장애인 이동량이 많은 곳과 안전이 확보된 곳에 교통약자 승하차 공간이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광주시 관계자는 “교통약자 승강장의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지자체와 협의해 불법주정차, 도색 등 관련 민원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