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도 수도권 쏠림, 지방은 없다

2022년 07월 24일(일) 18:58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에 이어 반도체 공장 신·증설 방안 역시 수도권 위주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지방소멸을 예방해야 한다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아서다. 수도권 중심의 규제완화라며 광주와 전남을 비롯한 비수도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일명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은 2026년까지 기업들의 340조원 투자 촉진을 위해 R&D·설비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경기도 평택·용인 반도체단지 인프라 구축에 국비를 지원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에 단지 용적률을 기존 350%에서 490%로 최대 1.4배 상향 조정하면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이 평택은 12개에서 18개로, 용인은 9개에서 12개로 늘어난다. 또한 내년 제2판교, 2024년 제3판교 테크노벨리, 2026년 용인 플랫폼시티 등의 반도체 소부장 클러스터 구축도 차질없이 진행된다.

사실상 수도권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지방 소외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새 정부의 국정 목표인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도체 등 첨단 분야를 지방에 우선적으로 특별 배려하는 정책이 중요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 반도체 산업이 수도권과 중부권을 중심으로 육성돼 수도권 과밀의 원인으로 작용했는데, 다시 반복되고 있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확대하고 공장을 추가로 허용해 준다면 대한민국의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마련한 반도체 초강대국 전략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해선 안 된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 증가세다. 수도권 쏠림 현상을 가속화하며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결과를 부를 게 자명하다. 규제완화의 원칙마저 흔들고 국민적 동의를 얻는 것도 힘들다고 본다. 윤 대통령이 천명한 ‘지방시대’를 포기한 선언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되레 수도권 초집중화를 부추기는 정책 결정에 비수도권은 실망감이 역력하다. 광주시·전남도는 민선 8기 상생 1호 사업으로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정부가 중점 육성하는 미래산업에서 지방 홀대가 더욱 노골화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