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치구 간 경계조정 또 ‘물거품’ 견해차 극심 민선 7기때 제시 방안 논의 중단 새 협의체 구성 방침…행정력·예산 낭비 지적 박선강 기자

2022년 07월 24일(일) 19:50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23일 오후 광산구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열린 행정구역(구간 경계조정) 개편 관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민선 8기 들어 구간 경계조정과 관련해 열린 이날 첫 회의에는 강 시장을 비롯해 지역구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 5개 구청장, 교육감 등이 참석했다.<광주시 제공>

지난 8년간 진행된 광주 자치구 간 경계조정 논의가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각 자치구 간 극심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민선 7기 때 제시된 경계 조정 방안에 대한 논의를 중단키로 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지난 23일 오후 광산구 소촌 아트팩토리에서 민선 8기 행정구역 개편 관련 첫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7명, 5개 구청장, 시의원, 시교육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용섭 전 광주시장 재임 시절인 2018년 행정구역개편 용역과 2020년 경계 조정 준비 기획단에서 제안한 안에 따른 구간 경계 조정 방안에 대한 논의를 중단키로 했다.

이날 참석자들의 견해차가 커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중장기적으로 구 명칭 변경을 포함해 광주 균형발전 측면에서 인구, 재정, 생활 인프라 등 종합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협의체를 시와 5개 구청, 시교육청이 함께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자치구간 경계 조정 논의는 2014년부터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시작돼 2017년 1월 구청장협의회에서 구체화됐다.

연구용역을 거쳐 2018년 11월 3개 방안이 도출됐고 2020년 11월 광주 자치구 간 경계 조정 준비 기획단은 북구 6개 동을 동구로, 광산구 첨단1·2동을 북구로 편입하는 ‘중폭 조정안’을 광주시에 건의했지만 진척은 없었다.

소폭 조정안은 북구 문화동·풍향동·두암 1-3동·석곡동을 동구로, 대폭 조정안은 북구 가·다 선거구의 동구 편입, 광산구 첨단 1·2동 북구 편입, 광산구 나 선거구의 서구 편입, 서구 풍암지구를 남구로 편입한다는게 골자다.

하지만 이번 회의 결과로 인해 그동안 시가 행정구역 경계조정을 위한 용역비 1억3천여만원의 예산은 낭비됐고 8년 간의 노력도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자치구간 경계 조정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은 기형적 선거구와 인구·재정 불균형 해소라는 긍정적 효과에도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얽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재산세 등 세금 납부 관할에 따른 자치구 등의 입장 차이도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2024년 총선이 2년도 채 남지 않은 데다, 북구 등 일부 지역의 반발도 불가피한 만큼 민선 8기에도 자치구간 경계 조정은 진척을 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자치구 경계 조정은 결국 국회의원들의 텃밭 관리에 따른 욕심으로 오랜 세월이 흘러도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의원 의석수 고민과 인구 유출에 따른 인구 감소에 민감하지 않아도 되는 그러한 근본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