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해에 또 무산된 광주 자치구 경계조정

2022년 07월 25일(월) 20:11

광주시가 개최한 민선 8기 행정구역 개편 관련 첫 회의에서 민선 7기 때 제시된 경계 조정 방안에 대한 논의를 중단키로 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지역 국회의원, 5개 구청장, 광주시의원, 광주시교육감 등 20여명이 참석했으며 의견차가 워낙 커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고 한다.

자치구 간 경계 논의는 2014년부터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시작돼 2017년 1월 구청장협의회에서 구체화됐다. 이용섭 전 시장 시절인 2018년 연구용역을 통해 3개 방안이 도출됐고 2020년 11월 준비기획단은 중폭 조정안을 시에 건의했지만 흐지부지됐다. 소폭 조정안은 북구 문화동·풍향동·두암 1-3동·석곡동을 동구로, 중폭안은 이에 더해 광산구 첨단 1·2동을 북구로 편입시키는 내용이다. 대폭 조정안은 북구 가·다 선거구를 동구로, 광산구 첨단 1·2동을 북구로, 광산구 나 선거구를 서구로, 서구 풍암지구를 남구로 편입하는 게 골자다.

이번 행정구역 개편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중장기적으로 구 명칭 변경을 포함해 균형발전 측면에서 인구, 재정, 생활 인프라 등 종합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합의했으나 민선 8기 내에서도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024년 총선이 2년도 채 남지 않았고, 북구 등 일부 지역의 반발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기형적 선거구와 인구·재정 불균형 해소라는 긍정적 효과에도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얽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동안 8년 간의 노력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용역비도 1억3천여만원이나 쓰였다. 행정력과 예산의 낭비가 지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 당사자 간 충돌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지속적으로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의원 의석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대승적 합의를 진전시켜야 한다. 민선 7기 광주 자치구 간 경계조정안이 어렵게 마련됐지만 없던 일로 됐다. 민선 8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당초에 행정구역 개편 회의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역시나였다.

지방 선거 뒤끝이면 반복되는 경계 조정 논의가 또 ‘다람쥐 쳇바퀴 돌듯’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는 모습이다.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