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모 고교 또 시험 답안 유출, 철저 조사해야

2022년 07월 26일(화) 19:18

광주시내 모 고등학교에서 시험 답안지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4년 전 내신 부정행위가 적발된 사립 고교여서 지역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구조적인 잘못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학교에서는 지난 11-13일 치러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때 한 학생이 4과목 답안지를 미리 확보해 시험을 쳤다는 학생들의 주장이 이어졌다. 이 학생이 쓰레기통에 버린 쪽지를 확인해보니 과목들의 답안과 일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구과학과 수학Ⅱ 각 100점, 한국사 93점, 생명과학 86점을 받았다. 생명과학 4문제가 시험시간 중간에 정정되지 않았다면 100점이 가능했다고 한다. 특히 학교는 2018년 3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가 통째로 유출돼 당시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구속돼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내신 불신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고, 수사 결과에 따라 관리자 등에 대한 대규모 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교육청은 학부모 등이 제보한 다음날 현장 조사를 벌였다. 학교는 수사를 의뢰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불구속 입건한 해당 학생을 조사해 공범으로 지목된 다른 재학생과 함께 기말고사를 앞둔 출제 시기 교무실에 침입해 교사들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화면 내용을 회수하는 수법으로 답안지를 빼돌린 혐의를 확인했다. 교직원이 범행에 가담한 정황은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교육 당국은 IT(정보기술)를 악용한 해킹범죄로 매우 이례적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심각하게 이번 사안을 인식해 한 점 의혹 없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시교육청도 사립학교를 대상으로 감시망을 강화하고 비리에 대해선 일벌백계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 교원단체는 시민·학생과 함께하는 가칭 ‘사학비리 예방 감시단’을 발족해 활동하겠다고 선언했다. 광주에서 참 부끄러운 일이다. 일각에서는 중대 사안임에도 안이한 시교육청의 행정을 지적하고 있다. 언론보도가 나간 이후에야 요청을 받고 부랴부랴 브리핑에 나선 것이다.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라도 앞으로 소통을 강화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