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신설 갈등…정치권 일파만파 尹대통령 “집단행동 우려, 국가기강 문란” 민주, 대통령실 앞 ‘경찰 장악 규탄’ 회견 ‘시행령안’ 국무회의 통과 내달 2일 공포 김진수 기자

2022년 07월 26일(화) 19:50

경찰장악 규탄하는 민주당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6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문제를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이 정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까지 경찰의 단체행동을 “국가기강 문란”이라고 직격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26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정부가 헌법과 법에 따라 추진하는 정책과 조직개편안에 대해 집단적으로 반발한다는 것이 중대한 국가의 기강 문란이 될 수 있다”고 직격했다.

전날 출근길에서는 “행안부와 경찰청에서 필요한 조치를 잘 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찰의 내부 반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던 윤 대통령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윤 대통령은 “국방과 치안이라고 하는 국가의 기본 사무도 그 최종적인 지휘 감독자는 대통령”이라며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는 있는 것이지만, 국가의 기본적인 질서와 기강이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경찰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기 문란’이라는 표현을 다시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경찰의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과 관련해 “아주 중대한 국기문란, 아니면 어이없는, 공무원으로서 할 수 없는 과오”라고 격앙된 어조로 비판한 바 있다.

여당도 경찰의 단체 행동에 대한 윤 대통령 비판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군과 마찬가지로 경찰은 총을 쥐고 있는 공권력”이라며 “그 어떤 항명과 집단항명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군대가 제도 개혁에 반발해 위수 지역을 벗어나 집단행동을 한다면 용납할 국민이 어디 있겠나. 군의 항명과 경찰의 항명은 같은 것이다. 같은 무게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공안통치 부활’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경찰장악 저지대책단, 행안위 소속 의원단은 이날 오전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서장 회의를 ‘하나회의 12·12쿠데타’에 빗댄 것을 지칭하며 “경찰들이 ‘하나회 쿠데타’ 같은 발상을 하는 게 아니다. 대통령의 측근 이상민 장관이야말로 ‘행정쿠데타’ 같은 발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조직법을 보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를 관장할 수 있지만, 정부조직법 어디에도 행안부 장관이 치안사무를 관장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다”며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을 4일만 갖는 등 전광석화처럼, 군사작전 치르듯 경찰국 신설을 서두르고 있다. 무엇이 두렵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오늘 대통령께서 경찰들의 집단 목소리를 놓고 ‘국가의 기강문란’이라고 얘기했다. 진정 국기문란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국기문란을 자초한 사람은 바로 대통령과 정부”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33회 국무회의를 열고 행안부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고 필요 인력 13명을 증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행령안은 내달 2일 공포·시행된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