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경찰국 신설 강력한 반발은 필연

2022년 07월 27일(수) 19:30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14만 전체경찰회의가 30일 예정된 가운데 광주·전남에서도 10% 이상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결과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처음 회의를 주도한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이 내부망에 자진철회의 글을 올려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직장협의회 등을 주축으로 거리전이 이어지는 등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김 경감의 공지에도 댓글이 폭주하고 있는데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심정이지만 타당한 의견”, “성급한 판단 아니냐”는 등으로 엇갈렸다.

지난주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 후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류삼영 총경을 대기발령하고 참석자 56명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정부가 헌법과 법에 따라 추진하는 정책과 조직개편안에 대해 집단적으로 반발한다는 것이 중대한 국가의 기강 문란이 될 수 있다”고 직격했다. 앞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명확하게 해산을 지시했음에도 적법한 직무명령에 대해 불복종을 한 사안”이라며 “하나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바로 이러한 시작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국무회의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이 의결돼 다음 달 2일 공포·시행된다. 그러나 개혁의 청사진도 없이 장악을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자문위원회의 네 차례 형식적 회의가 그렇고, 나흘 간의 입법예고 등 내용과 형식 모두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을 하나회, 경찰서장회의를 12·12 쿠데타의 시작으로 비유한 이 장관의 발언은 부적절했다. 일선 경찰들은 부화뇌동 식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애정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분출하고 있다. 이미 정치권에서도 이슈가 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안통치 부활’로 규정, 장관 탄핵까지 거론하는 등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정부는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속전속결’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조직법과 경찰법 등 위헌·위법적 시도를 막을 법률적 견제장치를 더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 조직 안정화를 위해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