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내신부정’ 교육계 자성 계기 삼아야

2022년 08월 01일(월) 20:00

초유의 내신부정 비리가 광주에서 또 터졌다. 4년 전 시험지가 유출돼 관계자들이 구속된 바로 그 사립고등학교다.

교육당국은 범죄영화를 방불케 하는 고교생의 범죄행각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교육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해당 학생들은 중간고사에서도 시험지와 답안지를 유출했지만, 해당 학교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게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그만큼 학교 시험 보안 관리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내신 성적 향상을 위해 불철주야 공부 삼매경에 빠진 일반 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허탈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정이 생명인 내신 관리에서 부정으로 인한 피해를 봤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광주시교육청은 부랴부랴 시험 출제 교사 노트북을 잠금장치가 된 캐비닛에 보관하고, 수시로 점검한다고 한다. 교무실 내 CCTV 설치와 관련해서는 교사들의 의견 등을 수렴해 추가 논의키로 하고, 사설 경비 업체 방범 설치 문제도 검토한다.

아울러 장학사로 구성된 학생평가 전담반을 가동해 일선 고교를 대상으로 시험 출제·인쇄·시행·채점 등 단계별 보안관리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고등학생 자녀가 재학하는 학교에 부모가 재직하고 있는지(상피제 적용), 교직원의 자녀, 친지 등이 학교에 재학할 경우 교사들의 평가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고 있는지도 철저히 조사키로 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의 이번 대응이 사후약방문식 땜질 처방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4년 전 내신 비리 당시에도 관계자 2명이 구속됐지만 이후 별로 달라진 게 없어서다.

결국 시교육청과 해당학교의 안일한 인식이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다양성을 포용한 혁신교육을 표방하면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다양성 존중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번 사태에서 볼수 있듯이 공정과 인성 교육을 최우선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내신 비리로 인한 지역 교육계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해졌다. 시교육청과 해당학교는 이번 사태를 어물쩡하게 넘어가면 결코 안 된다. 광주교육이 환골탈태하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