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조속한 ‘비대위 전환’으로 수습 모색 이준석계 반발 속 지도부 공백 최고위 불발 권성동, 선수별 간담회·의총 소집 의견 수렴 김진수 기자

2022년 08월 01일(월) 20:28

혼란 상황 ‘질문세례’ 당 대표 직무대행에게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혼란 상황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최고위원들의 줄 사퇴로 사실상 지도부 해체 수순에 접어든 국민의힘이 1일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사퇴와 함께 ‘조속한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수습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최고위원들이 비대위 체제 전환 불가를 주장하고 있는 데다, 전국위 의장인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최종 해결은 난망하다는 관측이다.

권 원내대표는 오전 최고위원 간담회를 시작으로 오후 선수별 의원 간담회,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비대위 전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어서 이날 중으로 최종 결론이 모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대위 전환 문제와 관련 정미경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비대위로 가기 어렵다”면서 “비대위는 당원권 6개월 정지가 아닌 제명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 대표가 법적 대응을 하면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주는 상황이 된다”고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비대위를 띄우기 위해서는 ‘전국위 개최’가 필수적이라는 점이 또 다른 난관으로 떠올랐다.

당 관계자는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은 최고위에는 없고 전국위 의결이 있어야 한다”며 “비대위 안건 상정 권한은 당대표 직무대행에게는 없고 전국위 의장에게만 있기 때문에 전국위 개최가 하나의 난관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위 의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의원은 “비대위로 전환하려면 합당한 명분과 당헌당규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것이 없다”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친 이준석계를 중심으로 당내 일각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사퇴하려면 원내대표에서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며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당대표 직무대행을 하는 건데 원내대표는 유지하고 당 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는다는 건 말도 안되는 것”이라며 “이제는 원내대표도 사퇴하셔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 글에서 “당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비대위를 구성할 수 없고 권한대행을 사퇴하면 원내대표도 사퇴하는 게 법리상 맞다”며 “지도부 총사퇴 하고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상대권을 주는 게 정도(正道)”라고 주장했다.

반면, 원내대표직 유지는 별개 문제라며 반대하는 입장도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권 원내대표를 바꿀 경우 혼란이 너무 극심하다. 당이 연착륙해서 빨리 안정을 되찾아야 하는데 당내 권력투쟁도 심해지기 때문에 현재 최소한의 안정 속에 변화를 추진한다면 비대위원장 정도 바꾸는 게 해법이라 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권 원내대표는 조속한 비대위 전환을 위해 의원들과 접촉하며 해법을 모색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차례로 초선, 재선,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한 뒤 오후 3시에 의총을 열어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총의를 모으는 절차에 들어갔다.

당내 일각의 당헌상 근거 미비 등 문제 제기를 당 의원들 다수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 의사 결정’을 통해서 돌파하려는 시도라는 관측이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