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 작가 초청전, 10월30일까지 갤러리 바로 생명의 도구로 나타낸 치유의 의미 최명진 기자

2022년 08월 03일(수) 19:41

‘척수시계와 동맥가운’

골프선수에서 사진작가로 전향한 후 조형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제주 출신 백유 작가가 광주에서 처음으로 전시회를 갖는다.

오는 10월30일까지 광주 북구 신용동 갤러리 바로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청진기, 의사가운, 혈압기, 링거줄 등 생명체의 무질서함을 측정하는 도구들을 통해 새로운 생명의 속삭임과 움직임을 보여준다.

과거 장래가 촉망되는 프로골퍼였던 작가는 잘나가던 골퍼의 삶을 던지고 전혀 시도해보지 않은 해체예술에 뛰어든다. 이는 직업적 압박감에서 비롯됐다. 겉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매번 날아가는 공 속에 있는 자신은 다르다. 공은 매번 골퍼의 다른 이야기를 담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공이 보여줘야 하는 것은 골퍼의 이야기가 아닌 좋은 성적이었다. 작가는 과감히 골프를 중단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는 작업을 시작했다.

작가에게 치유란 병들어가는 생명이 압박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야기를 담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가 치유의 공간인 병원을 해체하는 작업을 하는 이유다. 작가는 병원에 있는 각종 작은 도구와 의료 기구들을 해체하고 분해한 후 재조립하면서 치유의 진정한 의미를 공유한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