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으로 치닫는 소년범죄](상)높은 재범률과 폭력행위 인식 부재 광주 소년범 재범률 40% 육박…교정·교화 절실 폭행영상 공유 등 범죄 인식 낮아…“미디어 영향” 광주 전체 보호관찰담당관 1인당 60-65명 관리 오복 기자

2022년 08월 07일(일) 19:49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최근 광주에서 일어난 여중생들의 집단폭행 사건이 논란이다. 동종 범죄로 처분 전력이 있는 가해학생이 직접 폭행영상을 촬영하고 게시해 소년범죄의 높은 재범률과 폭력에 대한 가벼운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는 교육과 교정 제도 아래 관리돼야 하지만 중학교는 의무교육으로 학생신분임에도 가정밖 청소년인 경우가 많아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것도 문제다. 이에 본보는 소년범죄 실태와 SPO(학교전담경찰) 현장 동행, 전문가 제언 등을 통해 소년범죄의 해법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광주 여중생 집단 폭행 가해 학생이 소년원 이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최근 3년간 광주지역 소년범죄 재범률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단폭행 영상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소년범죄의 잔혹한 폭행이 놀이거리로 치부되는 실상이 드러나 실효성 있는 소년 범죄 교정·교화시스템 마련이 요구된다.

7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 광주지역 소년범죄 재범자는 2019년 2천528명 중 1천13명(40.1%), 2020년 2천636명 중 1천43명(39.6%), 2021년 1천904명 중 668명(35.1%) 등 평균 재범률이 38.3%로 집계됐다.

이는 범죄 혐의로 처분을 받은 후 다시 범행을 이어가는 청소년이 많다는 의미로 교정·교화 시스템과 인성교육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소년범죄자를 관리하는 법무부 산하 보호관찰소 담당관은 절도·폭행·성범죄 등에 따라 재범 위험성을 평가한 후 3개 등급으로 나눠 출석·면담 등 횟수를 나눠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보호관찰소에서 소년범죄를 담당하는 담당관은 총 9명으로, 이들은 1인당 60명에서 65명의 보호관찰사범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면담과 출장 등을 고려하면 실제 보호관찰은 형식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재범률을 줄이기 위한 소년원 내 교화 프로그램 조정도 요구된다.

광주소년원의 교화 프로그램은 자격증, 기술교육 등 직업훈련교육이 전체 프로그램의 60%를 차지하고 심층 상담 등 인성교육은 40%에 머무는 수준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히 재범에 따른 소년범을 강하게 처벌하는 것보다 소년원 등에서 교정·교화를 강화하는 게 이들의 원활한 사회적 정착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소년범죄의 형태 등을 반영한 교화 시스템이 갖춰져야 소년범죄 재범률을 낮추는 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소년범죄는 ‘집단·공유 문화’라는 특이성을 갖는다.

성인범죄는 CCTV 등 범죄 행위 노출 행위를 두려워하지만, 소년범죄는 가해자가 직접 범행을 촬영 후 게시해 집단과 공유·과시하려는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7일 광주 서구에서 여중생 4명이 가출팸 등으로 인연을 맺은 학생을 집단폭행하고 영상을 찍어 SNS에 유포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학생은 SNS를 통해 폭행 전 예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구경꾼을 모집했고 폭행 영상 촬영본을 직접 본인의 SNS에 게시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광주 남구에서 일어난 중학생 동급생 폭행 사건과 지난해 10월 경남 양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 모두 폭행영상이 학생들에 의해 촬영·유포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범죄형태가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미디어의 영향으로 폭력행위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소년범죄의 특징’으로 분석했다.

디지털네이티브세대인 청소년은 어렵지 않게 영화, 유튜브, SNS를 통한 폭력 행위를 가십으로 접근한다. 자극적인 미디어를 재미로 접한 학생들이 공유 행위를 통해 다시금 재미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경찰인재개발원 학교폭력·청소년범죄를 담당하는 서민수 교수는 “해당 사건은 디지털세대의 폭력적 콘텐츠 노출에 따른 학습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청소년들이 폭행을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고 놀이문화라고 인식하는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