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일 저자세 외교 규탄 성명 잇따라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 ‘현금화 동결’ 발언 관련 김다인 기자

2022년 08월 09일(화) 20:39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더불어민주당이 신임 주일본 한국대사의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배상 문제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시민모임은 9일 오후 윤덕민 주일본 한국대사의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시 한일 국민과 기업이 천문학적인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발언과 관련, 성명서를 내고 “법원 판결에 따른 피해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일본 정부를 대리하는 주한 일본대사의 입에서나 나올 법한 말”이라며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4년이 넘도록 무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되려 한국 대사가 일본의 편을 들고 나섰다”고 규탄했다.

정치권에서도 윤 대사의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광주 북구갑)은 이날 오전 11시40분께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를 짓밟은 윤 대사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지난 2018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판결이 확정됐음에도 일본 정부와 가해 기업들은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대한민국 사법 주권을 모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교부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배상을 사실상 방해하는 의견을 내고 윤 대사는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 이행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현실이 기가 막히다고 언급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또 이날 오후 외교부에서는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제3차 민관협의회’도 마련됐다.

시민모임은 제3차 민관협의회 개최에 대해 “가해자는 뒷짐지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국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정부는 고령의 피해자들을 방치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방치할 수 없는 것은 미쓰비시 중공업의 현금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민관협의회에 참여해왔던 피해자 지원 단체와 대리인마저 지난 3일 불참을 선언한 상태에서 열리는 민관협의회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며 비판했다.

한편 윤 대사는 지난 8일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대법원 마지막 판결을 앞두고 있는 특별 현금화 문제와 관련해 “현금화 시 한·일 국민과 기업의 수십조, 수백조원에 달하는 비즈니스 기회가 날아가기 때문에 현금화 동결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