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도 무너진다…쌀값 안정 대통령이 챙겨야

2022년 08월 11일(목) 19:38

최근 80㎏ 당 산지 쌀값은 17만5천700원으로 전년 동기 22만3천400원 대비 21%가 폭락, 45년 만에 최대 폭 하락을 기록했다. 농협이 떠안고 있는 재고는 전년 보다 73%가 폭증한 41만t에 달하는 규모다. 전남이 10만t, 전북이 7만6천t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최악의 고물가 시대에 쌀 가격만 내리막을 걸으면서 농가와 농협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영암무안신안)은 민주당 농해수위, 전남·전북 국회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이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의 쌀 수급 안정 정책을 완전한 실패라고 규정했다. 실제로 3차 시장격리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초과 생산량 추계보다 10만t이나 많은 37만t을 격리했음에도 전혀 효과가 없었다. 수확기를 넘겨 지체된 시기와 역공매 방식의 문제 뿐만 아니라, 생산·수요량 통계에도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 하물며 농업의 수장인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쌀값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발언으로 식량 안보에 대한 위험한 인식을 드러냈다.

정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안으로 제시된 2021년산 쌀 최소 10만t 이상 추가 격리, 정부·공공기관 등의 수당 및 상여금 쌀 쿠폰 지급, 쌀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회사에 대한 인센티브 및 쌀 상품권 발행, 이익 공유 차원 농산물 수입기업 국내산 쌀 구매 요청, 해외원조 물량 확대로 대북 지원 및 해외 차관 추진, 국제식량기구(FAO) 권고 비축량 충족을 위한 수매물량 확대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농민의 손해를 경감시키고 보호하는 완충 역할을 해온 농협까지 위기에 처했다. 영세한 지역은 경영이 심하게 압박을 받고 있다. 상황이 엄중하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사태 해결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야 한다. 서 의원은 ‘최후의 보루마저 붕괴되고 있다’며 경고했다. 넘쳐나는 재고미 해소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쌀 산업이 무너지면 대한민국도 무너진다. 쌀값 안정을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