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신안 홍도

대자연이 빚어낸 최고의 바다 위 조각전시장

2022년 08월 16일(화) 19:57
홍도2구. 홍도1구가 관광객들의 숙박과 식당 목적으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들이라면 홍도 2구는 소박하고 조용한 어촌마을이다.
홍도 가는 쾌속선이 다도해를 달려간다. 창문 밖으로 수많은 섬들이 영화 속 화면처럼 스쳐지나간다. 북쪽 멀리 압해도와 암태도 사이에 놓인 천사대교도 아스라이 다가온다. 도초도를 벗어나자 일망무제의 바다가 펼쳐진다.

흑산도를 거쳐 홍도로 가는데 너울성 파도가 계속적으로 밀려온다. 홍도가 눈앞에 다가오자 관광객들의 표정이 상기되기 시작한다. 나는 홍도에 세 번째 온다. 두 번째 방문한 것이 20년이 넘었으니 그 풍경을 잊어버릴 만도 한데, 홍도에 들어가면서 마주치는 남문바위의 모습은 엊그제 본 것처럼 낯익다.

홍도관광은 바다에 떠있는 아름다운 바위섬과 해변 기암절벽을 감상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홍도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유람선관광을 한다. 유람선을 타고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남문바위 주변의 수많은 바위섬들이다. 갖가지 모양으로 바다에서 돌출해 있는 바위들은 이 세상 최고의 조각전시장이다. 촛대처럼 솟아 있는가 하면 왕릉처럼 둥그렇게 바위섬을 이루기도 한다. 물개모양이 있는가 하면,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도 있다.
갖가지 모양으로 바다에서 돌출해 있는 바위들은 이 세상 최고의 조각전시장이다. 촛대처럼 솟아 있는가 하면 왕릉처럼 둥그렇게 바위섬을 이루기도 한다. 물개모양이 있는가 하면,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도 있다.

유람선을 타고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바다위에 떠있는 수많은 바위섬들이다.

바위섬 하나하나를 떼어놓고 바라보아도 아름답지만 여러 바위들이 함께 어울린 모습은 어떤 예술가도 표현해낼 수 없는 최고의 풍경화다.
바위섬 하나하나를 떼어놓고 바라보아도 아름답지만 여러 바위들이 함께 어울린 모습은 어떤 예술가도 표현해낼 수 없는 최고의 풍경화다.

자연이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빼어난 예술가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겠다. 지금의 아름다운 조각전시장이 이뤄지기까지는 억겁의 세월 동안 바위를 다듬어 온 파도라는 조각가가 있었다.

바다 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에 구멍이 뚫려 있는 남문바위는 소형선박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석문이 만들어졌다.

남문바위는 홍도의 상징처럼 알려진 바위다. 남문바위를 지나 홍도해변 기암절벽을 따라서간다. 낭떠러지를 이룬 해식애에는 분재 같은 모양을 한 소나무들이 강인한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바다 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에 구멍이 뚫려 있는 남문바위는 소형선박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석문이 만들어졌다. 남문바위는 홍도의 상징처럼 알려진 바위다.

해안절벽 곳곳에는 해식동굴이 뚫려있다.

굴속에서 가야금을 타면 아름다운 소리로 울려 퍼지고 눈을 감고 묵상하면 가야금선율이 들린다는 실금리굴, 석양이면 굴속이 햇살에 반사되어 오색찬란하게 보인다는 석화굴 등 수많은 석굴이 신비스러운 모습을 드러내준다.
해안절벽 곳곳에는 해식동굴이 뚫려있다. 사진은 굴 속에서 가야금을 타면 아름다운 소리로 울려 퍼지고 눈을 감고 묵상하면 가야금선율이 들린다는 실금리굴.

홍도의 바위들은 붉은 색을 띤다. 그래서 홍도의 옛 이름은 붉은 옷을 입은 섬이라는 뜻을 가진 홍의도(紅衣島)였다. 해방 이후부터 해질녘이면 바다가 붉게 물들고 섬도 온통 붉게 보인다고 하여 홍도(紅島)라고 불렀다. 바위는 수많은 책을 쌓아놓은 것처럼 불규칙한 층리를 이루기도 하고, 비스듬하게 절리를 이룬 바위도 있어 신비감을 더해준다.
홍도의 바위는 수많은 책을 쌓아놓은 것처럼 불규칙한 층리를 이루고 있기도 하고, 비스듬하게 절리를 이룬 바위도 있어 신비감을 더해준다.

홍도 남쪽을 돌아 서쪽 해안으로 들어서자 몽돌로 이뤄진 홍도해수욕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몽돌해변 앞바다를 지나 홍도 서쪽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면서도 계속해서 해식애를 만난다. 거북바위, 만물상바위, 부부바위 같은 이름의 바위들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홍도2구 마을 앞을 지나자 특이한 모양의 여러 바위섬들이 바다에 떠있다. 그중 독립문바위가 눈길을 끈다. 서울에 있는 독립문처럼 생겼다고 해서 독립문바위다. 독립문바위 주변에도 수많은 탑 형태로 이뤄진 탑섬이라는 이름의 바위섬이 있다.

홍도 서쪽 해변에서는 이국만리 중국 땅까지 섬 하나 없는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홍도등대가 망망대해를 비추며 서 있다. 홍도 북쪽 끝을 돌아 동쪽해안으로 따라 홍도1구로 향한다. 동쪽 멀리 흑산도가 구름에 살짝 가린 채 모습을 드러낸다. 그 옛날 홍도 사람들은 저 멀리 보이는 흑산도를 바라보며 더 큰 세상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홍도는 흑산도를 그리워했고, 흑산도는 홍도를 사랑했다. 홍도를 완전히 한 바퀴 돌아 홍도연안여객선터미널로 돌아왔다.

유람선관광을 마치고 깃대봉 산행에 나선다. 여객선터미널에서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니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장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 재학생은 5학년만 3명이어서 이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 폐교될 위험에 처해 있단다. 홍도에는 두 개 마을이 있는데, 홍도1구와 홍도2구가 그것이다. 두 개 부락이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1구에 살고 있다.

깃대봉 등산로 초입인 초등학교 뒤편 산자락은 원추리가 군락지다. 원추리는 홍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홍도원추리’라 불렀다. 홍도 곳곳에 원추리꽃이 많이 핀다. 해변 기암괴석에도, 산비탈 풀밭에도, 마을주변에도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다.

깃대봉으로 오르는 데크길을 따라가다 보면 원추리꽃 뒤로 홍도1구 주변의 아름다운 해변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원추리군락지에서 본 홍도해수욕장과 주변의 아름다운 해안절벽. 이런 풍경을 등지고 깃대봉으로 오를 수 있다.

데크길이 끝나자 울창한 숲길이 이어진다.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황칠나무 같은 아열대성 식물들이 숲 터널을 이루고 있다. 홍도의 산림은 상록수로만 이뤄져있어 1년 내내 섬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정상에 오르니 돌탑 위에서 ‘홍도 깃대봉(365m)’이라 쓰인 표지석이 맞이한다. 깃대봉에서는 흑산도가 조망되는데, 오늘은 깃대봉 주변에 구름이 끼어 마음속으로 흑산도를 그리워할 따름이다.

홍도2구로 향한다. 길을 걷고 있으면 원추리꽃이 밝은 미소를 보내준다. 홍도의 산봉우리는 섬의 규모에 비하여 높이 솟아있어 경사가 급한 편이지만 울창한 숲이 그늘을 만들어주어 여름철에도 뜨겁지 않게 걸을 수 있다.

홍도2구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홍도1구가 관광객들의 숙박과 식당 목적으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들이라면, 홍도 2구는 소박하고 조용한 어촌마을이다.

가구도 20여 호에 이르는 작은 마을인데다가 깃대봉 산행을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관광객이 들리지 않은 곳이라 원래 모습 그대로의 섬마을이 유지되고 있다.

마을 뒤편으로 데크길을 따라가다가 울창한 아름드리 소나무와 후박나무숲길을 따라 걷는다. 산비탈을 돌아가니 유람선을 타고가면서 보았던 홍도등대가 기다리고 있다.

홍도등대는 1931년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졌다. 목포항과 서해안 남북항로를 통행하는 선박들의 뱃길을 안내한다. 등대 옆 전망대에 올라서니 서쪽으로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여기에서 중국 땅까지는 섬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일망무제의 바다다.

등대에서 해변으로 내려와 홍도2구 마을로 이어지는 데크길을 따라 걷는다. 홍도2구로 가는 해변에도 원추리가 노랗게 피어 바닷바람에 춤추고 있다. 마을 앞 해변에 앉아 바닷물에 발을 적신다. 잔잔한 바다 위에 독립문바위와 주변의 바위섬들이 배처럼 떠있다.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가 조용히 들려올 뿐 사방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홍도는 목포에서 서쪽으로 약 107㎞ 지점에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섬 주변의 수많은 바위섬과 해변의 기암절벽이 아름다워 소금강이라 불리는 명승지다. 흑산도와 연계하여 1박2일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홍도여행의 핵심은 섬을 한 바퀴 돌면서 절경을 감상하는 유람선관광이다. 2시간30분 소요된다.
※깃대봉 산행 : 홍도여객선터미널→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장→깃대봉→홍도2구(4.5㎞, 2시간 소요)
※홍도2구→홍도등대→홍도2구(1.5㎞, 4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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