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의 경계서 마주하는 내면의 대화


은암미술관 ‘재현과 상상의 경계’ 사진기획전, 오는 26일까지

박세희·이세현·황정후 등 참여
작가콜렉티브 ‘AES+F’ 작품도

최명진 기자
2022년 08월 16일(화) 19:57
박세희作 ‘Lockdown Kinfolk’
AES+F作 ‘신성한 우화, 쌍둥이’

이세현作 ‘고성’

황정후作 ‘Fruit’

사진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매체로 진보하고 있다. 기록을 목적으로 하는 재현적 이미지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하고, 외부 자극에 의한 새로운 이미지와 마주하며 재현과 상상의 경계를 명료하게 만들거나 모호하게 한다.

이런 가운데 사진을 매개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미지의 경계에서 작품이 이끄는 힘을 드러내는 은암미술관 사진기획전 ‘재현과 상상의 경계’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박세희, 이명호, 이세현, 이정록, 최희정, 황정후, 4명 작가로 구성된 AES+F까지 총 1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먼저 박세희 작가의 작품은 실제 생활 속 이뤄지는 모습과 경험들을 통해 터득한 이미지의 재현이 주를 이룬다. 관객들은 작가로부터 시작됐고 작가를 통해 여과돼 탄생한 이미지들을 마주한다. 그리고 경험과 해석에서 새로운 재현이라는 과정을 겪게 한다. 박세희의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는 어느새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명호 작가의 사진 이미지는 재현 불가능한 것들을 재현하기 위해 자기 내부의 빈 공간을 드러낸다. 사진 작업에서 표현되는 빈 공간은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하고 사진이 재현하는 것 이상의 실체를 드러낸다. 모든 인상으로부터 자신을 제거함으로써 빈 공간은 ‘의미 없는 공간’에서 상상의 공간으로 자리를 내어줘 빈 공간을 대면하게 만든다.

이세현 작가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장소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사건이 있었던 장소에서 돌을 던지는 행위를 사진으로 담아내고,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역사성과 장소성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킨다. 지나온 과거에 다시 돌을 던지는 행위를 통해 장소가 지닌 역사들이 상기되며 새롭게 각인된다.

이정록 작가는 ‘빛’을 제어하는 방법을 통해 작품에 ‘빛’이라는 색을 입힌다. ‘빛’의 변화를 제어하며, 현실 세계 너머의 세계를 ‘빛’으로 그린다. 이러한 행위는 몸과 마음과 영혼이 조화롭게 리듬을 타는 것이자 몸으로 체감한 긍정적 에너지를 전하는 행위다.

최희정 작가는 사진 매체로 이미지와 이야기를 수집하고 사유한다. 지역을 기록하고, 기록된 지역의 시간적 프레임 안으로 순간적 우연을 담아낸다. 사진은 기억을 되살리며 새롭게 재현된다. 사진이 주는 재현은 압축된 감정으로 관람자에게 다시 되돌아온다.

황정후 작가는 보이지 않는 어떤 감춰진 것을 보이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그의 작업은 객관적인 세계에 대한 인식과는 상이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즐거움과 생각할 여유를 준다. 혼합된 이미지들에 대한 다양한 관객들의 개별적인 반응을 통해 모든 사람, 모든 것들과 내면의 대화를 시도한다.

AES+F는 아르자마소바, 예브조비치, 스비야츠키, 프리드케스 작가가 구성원으로 함께 한다. 각기 다른 분야를 전공한 아티스트 네 명으로 구성된 러시아 출신 작가 콜렉티브다. 그룹명은 각 구성원의 이름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영상·설치·사진·조각 등을 통해 관습적 사고에 대한 전복과 창조적 자유를 실천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고전의 패러디를 통해 인류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주제들로 작업하며 초현실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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