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생독립운동 격문 공개 ‘눈길’ 전남대 김재기 교수, 신한민보 게재 2점 발굴 상해·미국 등 글로벌 독립운동 네트워크 구축 임채만 기자

2022년 08월 16일(화) 21:03

광복절 77주년을 맞아 1930년대 미국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선전한 격문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김재기 교수는 16일 대한인국민회 기관지 ‘신한민보’에 게재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선전하는 격문 2점을 발굴, 공개했다.

격문의 내용은 1930년 1월 상해에서 활동하는 중국한인청년동맹(윤철(본명 오기만) 집행위원장, 건국훈장 애국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던 대한인국민회(백일규 총회장, 건국훈장 독립장)에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전 세계인에게 알리고 연대해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 격문이 작성된 배경은 1929년 11월에 발생한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상해에 알려지자, 1930년 1월11일 상해 민국로에 위치한 침례교회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선생과 이동녕 선생, 흥사단원동지부 안창호 선생, 중국공산당한인지부 구연흠 선생 등 상해지역 한인독립운동 단체를 비롯해 중국인 베트남인 몽골인 등 500여명이 모여 광주학생독립운동 진상보고와 지지 군중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를 통해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한 일제의 잔학함을 전 세계에 선전하기로 결의했다. 이러한 결의 내용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 선전문을 보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었는데, 전남대 김재기 교수가 93년전에 발간한 신한민보에서 원문을 찾은 것이다.

이 격문을 보낸 단체는 중국한인청년동맹단이며, 중국어로 작성된 것을 신한민보 주필을 역임한 동해수부(본명 홍언, 건국훈장 독립장)가 번역해 기사를 작성했다.

이번에 발굴한 격문이 갖는 의미에 대해 전남대 김재기 교수는 “중국 상해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선전하는 수천통의 격문을 세계 곳곳에 보냈지만 그 내용이 밝혀진 것이 없었다”며 “이번에 유일하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했던 ‘신한민보’에 게재된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식민지 조선에서 감시를 피해 광주학생독립운동 소식을 상해에 전했고 상해에서는 지지대회와 함께 다시 미국으로 보내 미국뿐만 아니라 멕시코와 쿠바에까지 알려 독립운동 자금 모금에 크게 기여했고, 나라 잃은 한인 디아스포라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독립운동을 전개했다는 것을 증명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전국적이고 세계적인 차원의 독립운동이었지만 저평가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향후 정부의 보훈정책이나 교육현장에서 이러한 세계 주요 도시와 민족 대표들이 참여한 자료들을 적극 활용해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세계적 차원의 독립운동으로 예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