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격…헌혈의 집 발길 ‘뚝’ <‘헌혈의 집’ 충장로센터 가보니> 광주·전남 코로나19 1만3천명 확진…재확산에 방문 뜸해 추석 연휴 혈액보유량 줄어들 것…언제든 감소 위기 있어 김다인 기자

2022년 08월 17일(수) 20:19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헌혈자들이 급감하는 등 혈액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17일 광주 동구 헌혈의 집 충장로센터가 한산함을 보이고 있다. /김다인 기자

“혈액은 언제 어떻게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에 늘 안정적이지 못합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추석까지 다가오는데 혈액이 부족할까 조바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17일 오후 2시께 광주·전남 헌혈의 집 충장로센터. 이곳에 설치된 15개 가량의 헌혈 침대에는 아무도 누워 있지 않은채 텅 비어있었다.

우려와 걱정속에 30분 가량 지나자, 반갑게도 성인 두 명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을 대상으로 헌혈 전자문진표가 작성되고 헌혈 상담이 이어졌다. 이때 헌혈 금지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지, 예방접종을 받았는지, 감염병에 걸린 적 있는지, 헌혈제한지역 등을 방문했는지 등의 확인절차가 진행됐다.

이후 진행되는 헌혈은 전혈의 경우 10분, 혈장 헌혈은 30-40분, 혈소판 헌혈은 40분에서 1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이날 전혈을 한 이모(28·여)씨는 “예전에 헌혈하고 받은 헌혈 증서로 친구를 도와줬던 기억이 있다. 이후로 헌혈을 하면 내 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헌혈증서로 지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생각에 8년간 계속해오고 있다”면서 한 손으로 침대에 놓인 헌혈 증서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반대쪽 침대에서 혈소판 헌혈을 받던 한 시민(50대)은 “환자는 계속 생겨나고 동시에 피도 계속 생겨나기 때문에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5년간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헌혈을 할 수 있다는 건 곧 건강하다는 의미여서 기쁜 마음으로 1년에 10번 정도 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헌혈의 집 충장로센터를 찾은 시민은 14명, 코로나19 이전에는 50명도 거뜬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어든 숫자다.

현재 광주전남 혈액원이 보유 중인 혈액은 17일 기준 8.5일분이다. 이는 적정 보유량 5일분을 넘어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혈액원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가 광주·전남 전역에 재확산 되면서 올해 5월 코로나19로 닫았던 문을 개방한 학교 등이 단체 헌혈을 중단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혈액원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들 수도 있고, 격리 해제 이후 10일간 채혈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헌혈 감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9월 9-12일) 기간 헌혈을 하는 이들이 부쩍 줄어들기 때문에 ‘헌혈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귀뜸했다.

광주전남 헌혈의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관심을 갖고 서로가 서로를 돕는다는 사회적 책무의 마음으로 헌혈에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