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을 여는 詩] 이순신 / 이국민 |
| 2022년 08월 21일(일) 1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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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수도 올 수도 없는 사이 강물은 흘러
하나로 통했던 그 바다
다시 잇고 싶은 핏줄
내가 죽은 곳은 노량 바다가 아니다
차라리 숨기고자 살아서 욕될 목숨
동짓달 지킨 새벽의 바다
하나뿐인 이 약속
(시집 ‘통일의 바다’, 세종출판사, 2022)
[시의 눈]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국가도 없었을 것’(若無湖南是無國家)이라는 그분 말씀을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만일 이 어른이 없었더라면 지금 우린 지도에서 사라졌을 일입니다. 우리는 그간 둘로 나뉘어졌지만 꿈에라도 다시 잇고 싶은 핏줄이지요. ‘내 죽음을 적에 알리지 말라’는 당부, 사실 그분이 죽은 곳은 노량바다가 아닙니다. 나라 잃어 휩쓸리는 처참한 백성들의 가슴이었지요. 아니, 지금의 이 철없이 떠들고 먹고 버리는 우리들의 이기심의 한 구석일듯도요. 바다에 내지른 그분 외침을, 우리가 구기는 건 아닐까요. 일제 사슬로부터 헤어나온지 430년, 오늘 광복 군과 해방 양이 울고 있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 태극기는 사라졌고, 항복 날 같은 울음비만 가득합니다 그려. 이국민 시인은 통영에서 나, 서울예술대 연극과·문창과, 북경대 및 대학원을 수료했습니다. 1980년 ‘현대시조’ 신인상, 199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으로 등단했고, 시집 ‘통영별곡’(1992), 희곡집 ‘바다 위에 뜬 별’(1997), 시조집 ‘별신’(2012) 등을 냈습니다. 그는 충무공을 비롯하여 왜란 때 무명용사 200여명을 기리는 인물시조를 써 중국에 소개하는 일을 해 온 뚜벅이 시인입니다. <노창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