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조사위, 신군부 핵심 본격 조사 정호용 전 사령관 등 당시 지휘관급 인사 대상 전일빌딩 추가 탄흔 발견…사격 지휘 구조 파악 안재영 기자

2022년 08월 21일(일) 20:24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가 진압작전과 관련된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과 당시 군 지휘관급 인사들을 본격 조사한다.

또 광주 동구 전일빌딩에서 헬기에서 쏜 것으로 보이는 탄흔을 추가 발견해 헬기사격 구조와 명령 체계에 대한 조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 19일 조사위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조사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위는 1980년 5월19일 광주고교 앞 발포를 수사한 검찰과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의구심을 품었다.

당시 검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11공수부대 소속 차모 대위가 장갑차를 공격하는 시위대에게 우발적으로 위협 사격을 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조사위는 당시 장갑차에 왜 실탄이 실려 있었고, 대위 계급이 상부에 보고 없이 총격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신군부가 21일 옛 전남도청 앞 조준사건과 관련해 ‘자위권 차원의 우발적인 발포’라고 펼친 주장에 대해서도 실탄 배포 과정과 연관해 검증하고 있다.

조사위는 이를 통해 각 발포에 대해 누가 어떻게 법적·실질적 책임을 질 것인지 판단할 계획이며, 당시 신군부 핵심 인사 중 유일하게 생존한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에게 서면 진술서를 제출받는 등 군 지휘관급 인사들에 대해 본격 조사할 방침이다.

대상은 진압 작전 명령서를 기안하거나 직접 작전에 출동한 대대장급 이상 군인 27명과 보안사령부 핵심 참모 등 13명이다. 이들에 대한 조사는 내년 6월까지 이뤄질 계획이다.

전일빌딩 8층과 10층에서 추가 발견한 탄흔 추정 흔적도 면밀히 살핀다.

이번에 발견된 흔적은 최근 조사위가 탄흔의 각도와 크기, 입·출사 방향 조사를 위해 10층 기둥 일부의 수성 페인트를 제거하면서 드러났다. 흔적은 8층 기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 탓에 조사위는 헬기 사격에 의해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사탄분포가 전일빌딩 진압 작전 당시에도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조사위는 보고서를 통해 “1980년 5월27일 11공수여단이 전일빌딩 점령을 위해 특공 작전을 펼친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비행·정비기록부 등을 통해 계엄군 헬기사격의 지휘 구조와 명령 체계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조사위는 당시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직권조사 43건, 신청사건 8건 등 총 51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특히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군부대 이동 동선과 배치장소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등 책임자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