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마을 이민자 조기적응교육 포화라는데

2022년 08월 23일(화) 20:19

광주 고려인마을이 법무부로부터 위탁 받아 이민자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조기적응프로그램은 방문취업 비자(H-2)로 입국한 동포가 90일 이내에 이수해야 외국인 등록증을 받을 수 있는 필수 과정이다. 한국 생활에 필요한 기본정보와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 등 기초생활, 동포들이 취약한 범죄 정보 등을 교육한다.

그런데 최근 수강생이 몰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항공권 지원으로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국내 입국한 고려인동포가 600여명에 달하면서 1회 20명에서 50명으로 대폭 확대했지만 인터넷 접수 시작 한 시간여 만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여서 고려인마을은 물론, 입국한 동포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교육을 받지 않아도 외국인 등록증을 받을 수 있는 유예기간이 끝나 우크라 출신 이외의 외국인 수강도 높아지는 추세다. 심지어 이런 상황을 악용해 접수대행 한국인 브로커들도 성행하고 있다. 대책 마련이 급하다.

문제는 수도권의 위탁기관들이 매월 교육인원을 2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타 지역에 정착한 동포들이 광주로 몰리는 만큼 우선해서 수강 규모를 늘려야 할 것으로 본다. 고려인마을과 우크라 동포들의 고충을 살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일 아닌가 싶다. 인도주의적 실천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광주 고려인마을에 수용 인원을 크게 넘어서는 교육생이 몰려 포화 상태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 분산 방안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고려인마을의 사정을 헤아려 주무 부처인 법무부가 해법을 내야 하겠다. 브로커들까지 활개치는 현재 상황을 좌시해선 안 된다. 결혼 및 교육, 취업 등을 위한 이민자, 그리고 난민 증가 등 시대적 흐름에 맞춰 지역별로 위탁기관을 확충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전쟁이 6개월이 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파괴와 살상, 인도주도의적 재난을 야기하는 가운데 소모적인 장기전으로 비화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관계 기관의 보다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