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야 하는 한국전 민간인 희생 진실규명

2022년 08월 24일(수) 19:32

내년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이 되는 해다. 전쟁을 전후한 시기에 무고하게 숨지거나 다친 피해자와 가족들에겐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흔으로 남아 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지난달 말 기준 접수한 진실규명 신청은 1만5천698건이다. 이 가운데 한국전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이 1만1천531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지역이 5천515건으로 절반에 달했다. 화해위는 현재 3천735건을 조사 개시한 상태다. 전남도가 오는 12월9일 마감을 앞두고 신청이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서둘러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과거사 정리는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 등을 조사해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명백하게 밝혀냄으로써 당사자의 명예 회복 뿐만 아니라, 국민통합에 기여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가폭력에 의한 억울한 피해를 인정하고 회복을 지원하는 것으로 신청서가 화해위에 접수된 날로부터 90일 이내 조사 개시가 이뤄지고 사건 조사·진실규명 여부가 결정된다.

참혹했던 전쟁 시기, 숨기고 싶은 민간인 학살을 마주해야 할 때다. 남북한의 극한 대립속에 군인과 경찰에 의해 무수히 저질러진 사례들이 그것이다. 특히 전남은 어느 지역보다 과거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전남도는 언급한 대로 남은 신청 기간 중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통해 당사자·유족의 명예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연히 화해위와 적극적인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화해위는 한국전 전후 민간인 집단 사망·상해·실종, 적대세력에 의한 사건 등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건을 조사하는 독립위원회로 2020년 12월 2기가 출범해 활동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과거사 사건의 손해배상 소멸시효를 진실규명이 결정된 날로부터 3년이라고 규정했다. 화해위는 2022년 상반기 조사보고서를 통해 ‘화순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과 진도 군경에 의한 사건 중 하나인 ‘군내면 분토리 간재골 희생’의 진상을 밝혔다. 또 공통적으로 군인이나 경찰 등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국가에게 책임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