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휴게소 장애인화장실 다시 장애인에게… 김경식 광주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 상임이사

2022년 08월 24일(수) 19:32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할 화장실이 탁상행정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노인, 장애인, 유아 등등)끼리 화장실을 놓고 다퉈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특히 장애인에게는 불편하고 차별적 공간이 되어 버려서 불편한 심정을 말하려고 한다.

지난 2016년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문화 혁신의 해’로 지정해 화장실의 고급화를 추진하면서 휴게소 내 장애인화장실을 가족사랑화장실(다목적화장실)으로 변경했다.

장애인화장실이 가족사랑화장실이란 명칭 변경으로 인해 장애인들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생리현상 해결조차 자유롭게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지게 된 것은 장애인의 상황과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에서 비롯됐다.

필자는 사고로 경추를 다쳐 목 아래로 거의 사용을 못하는 지체1급 중증장애인이다.

저처럼 중추신경계(경추, 척추, 요추)를 다치거나 질병이 생겨 장애를 가지게 되면 신경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게는 다친 부위 아래에 위치한 내부 장기를 포함한 거의 모든 기관의 기능이 상실될 수도 있다.

이런 장애를 가진 사람은 시간에 맞춰서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나 긴장한다. 특히 외출 시나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 특별히 신경을 써서 일정을 조정하고 생체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흔히 할 수 있는 여행 한 번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그렇기때문에 화장실을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비장애인의 경우 일반적인 화장실과 가족사랑화장실을 선택적으로 이용이 가능하지만, 장애인들은 이곳 장애인화장실이 아니면 선택권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이유있는 외침은 배제 된체 지금도 여전히 가족사랑화장실은 확대되고 있다.

필자는 가족사랑화장실을 만들어 함께 이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가족사랑화장실 설치 시 장애인화장실을 빼앗는게 아니라 별도의 공간을 따로 설치해 장애인과 노인, 아동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전수조사를 통해 장애인들의 이유있는 외침에 귀를 기우려 하루빨리 장애인화장실이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 자리를 찾기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