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려동물 보유세 신설 시기상조 아닌가

2022년 08월 25일(목) 18:42

반려동물 보유세 신설을 둘러싸고 찬반 갈등이 일고 있다. 소유자의 책임을 확대하고 동물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정부는 강조하나 시기상조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관리방안’ 등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당초에 포함된 보유세 항목은 반발에 따라 삭제된 상태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 55.6%는 보유세에 동의했는데 반대 의견에도 주목해야 한다. 반려동물 등록률이 30%를 밑도는 마당에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취지와는 다르게 경제적 부담으로 다수의 유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등록을 하는 대신 유기만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언급한 공약이기도 한 보유세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매년 일정 금액을 거둬 이를 동물병원 의료보험 지원 등 복지와 관련된 예산으로 활용하는데 목적을 뒀다. 영국에서는 광견병 명분 등 징벌적 성향의 세금으로 시작된 정책을 불공정 조세 논란 등으로 폐지한 바 있다. 독일에서는 전국 반려견 전수조사를 통해 100% 등록을 완료했고, 민관이 힘을 합쳐 보유세 시행에 성공했다. 세금은 ‘반려인으로서 책무를 다하자’는 호응에 힘입어 정착했다. 그러나 현재 폐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2천92만 7천가구 중 15%인 312만 9천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운다. 온전히 가족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한편에선 경제 문제 등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한 순간에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 유기동물이 해마다 꾸준히 10만 마리 이상 발생하고 있다. 야생화된 경우가 늘면서 사회문제로도 떠오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등록이 저조한 현실부터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시민 교육 등을 통한 인식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금 상황에서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은 실패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우선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