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길 찾아 푸른 여행을 떠나다 한희원 ‘조지아 푸른 바람과 눈물겹게’展…갤러리단정 최명진 기자

2022년 08월 25일(목) 18:42

‘바람의 시간’(사진좌). ‘트빌리시 밤거리’

지역 중견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희원 작가의 초대전 ‘조지아의 푸른 바람과 눈물겹게’가 오는 28일까지 서울 갤러리단정에서 열린다.

시인으로, 서양화가로 40여 년을 숨 가쁘게 달려온 작가는 2019년 영혼의 안식과 재충전을 위해 조지아를 찾았다. 그리고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1년간 머물며 매일 한 점씩 365점을 완성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작가는 먼 이국에서 홀로 만났던 조지아의 풍경, 캅카스의 대자연에서 불어오는 푸른 바람을 신작으로 새롭게 꺼내 보인다.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정서는 ‘그리움’이다. 아는 이 하나 없고 의사소통조차 원활하지 못한 이방인으로, 검고 낡은 소파에 파묻혀 잠을 청하고 넘치는 술잔을 기울이며 고독과 맞서야 했던 그 시간이 이제 그에게는 그리움이 됐다.

트빌리시 올드타운, 녹슨 철문이 달린 동유럽풍 건축물, 꽃무늬 이불자락이 휘날리는 뒷골목, 쓸쓸한 등을 마주하고 헤어지는 연인 등 신작에는 화폭 가득 푸른 바람이 그리움과 함께 불어온다. 작품마다 낯설지만 매력적인 조지아의 향기와 거친 촉감이 생생하게 묻어난다.

작가는 “조지아의 풍경이나 삶을 그릴 때면 아련하고 가슴이 아프다. 그만큼 조지아는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자 대자연을 향한 구애의 장소였다”며 “기억에 새겨진 풍경에 아득한 그리움을 더해 이번 신작들을 완성했다”고 말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