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문화도시 광주, 백가쟁명’ 토론회 내가 제시한 의제가 문화 정책이 된다면? 문화시설, 생활문화, 도시재생, 문화공간 등 7개 분야 100여명 시민 그룹 10개조 문화예술 주요 의제 토론 최명진 기자

2022년 08월 28일(일) 19:00

지난 25일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열린 광주문화재단 시민 문화정책 토론회 ‘문화도시 광주, 백가쟁명’.

백가쟁명(百家爭鳴).

여러 사람이 모여 자유로운 논쟁과 토론을 벌인다는 의미다.

광주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화예술계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백가쟁명’의 장이 펼쳐졌다.

지난 25일 오후 7시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열린 광주문화재단 시민 문화정책 토론회 ‘문화도시 광주, 백가쟁명’이다.

열 개의 원탁 테이블 중앙에는 도시재생, 문화복지, 문화행정, 생활문화 등 문화예술계 주요 의제가 적힌 팻말이 놓였다.

이름표 목걸이를 맨 참가자들이 사전 인터뷰를 통해 미리 정해진 자리에 착석해 팀원들과 화기애애한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토론회는 시민 스스로 지역 문화예술을 위해 문제 해결방안을 찾고 그 실행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

예술가, 시민단체, 문화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및 일반 시민 100여명이 참여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토론에서는 특별한 규칙도 적용됐다.

‘모든 사람은 지혜가 있다. 어떤 연령이든 성별이든 어떤 직업이나 경험을 갖고 있든 모든 사람은 지혜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의 의견은 동등하게 귀중하다.’

서로가 배려하는 가운데 각자의 의견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세워진 기준이다.

제안된 의제들은 우선순위에 따라 선정되지만, 이날 자리에서 나온 의견은 모두 기록돼 광주문화재단에 전달된다.

시민댄스팀의 신나는 프린지페스티벌 주제곡으로 막을 올린 행사는 한결 부드러워진 분위기 속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테이블 위 펼쳐진 이미지카드를 하나 골라 자신을 소개하며 자연스레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각 조에는 안내자 역할을 하는 퍼실리테이터가 배치돼 구성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 도움을 줬다.

10개 조에서는 공통된 주제 속 자신의 안건을 제시하고, 각자의 의견을 나누면서 민주적인 방법에 따라 안건을 선정했다.

모둠별 토론을 통해 결정된 의제는 다양한 형식의 1분 분량 발표 영상으로 제작됐다. 이후 구글 폼 형식을 통해 최종 투표가 진행됐다.

이날 정책 아젠다 선정에서는 광주 금남 지하상가 공실 점포를 공연예술 연습공간 및 미술작품 수장고로 활용하자는 안건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학생들을 위한 지속적인 환경문화 교육에 대한 제안이, 광주 문화시스템 플랫폼의 원스탑 서비스 필요성이 3위로 선정됐다.

1, 2, 3위로 선정된 의제들은 오는 10월 ‘시민과의 열린대담’, 컨설팅 등을 거쳐 문화 정책으로 반영될 계획이다.

이날 백가쟁명 토론회에 참석한 작곡가 이승규 씨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들어보는 자리는 처음인 것 같다”며 “수평적으로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좋은 취지의 행사가 열려 의미가 깊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를 수렴하는 자리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