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금융·생활 도움주는 은행원 되겠다” 보이스피싱 예방 광주 남구 NH은행 직원 황현주씨 큰 돈 인출 시도 고객 의심 3천만원 피해 막아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고객 덕분에 보람 느껴 김다인 기자

2022년 08월 28일(일) 19:31

광주 남부경찰서는 지난 23일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황현주(36·왼쪽)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작은 마음에도 감사해 주시니, 더 많은 고객님께 더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광주의 한 은행원이 기지를 발휘해 주민의 대출 사기 피해를 막아 화제가 되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지난 23일 보이스피싱 조직의 사기 문자에 속아 큰 돈을 인출하려는 주민을 설득해 대출 사기 피해를 막은 황현주(36)씨에게 감사장과 기념품을 수여했다.

황씨는 이달 11일 오후 2시50분께 광주 남구의 한 NH은행 지점을 찾아 저금리로 대환대출해주겠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문자에 속아 3천만원을 대출받은 뒤 수거책에게 전달하려는 한 주민(60대)을 설득해 피해를 막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황씨는 “당시 고객님이 3천만원을 현금으로 찾으러 오셨다. 고객님의 주 거래처가 농협이어서 낯이 익었는데 이분이 고액 거래를 잘 하지 않으신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큰 돈을 찾으시길래 ‘어디에 사용하실 거냐’ 여쭤보니 자재를 구입한다고 하셨다. 어떤 자재를 구입하실 거냐고 추궁하니 그땐 대답하지 못하시더라”고 회상했다.

해당 주민은 이미 이날 오전 중 농협에서 3천만원 대출을 받은 상태였다. 이후 고객은 한 문자를 받았다고 실토했다. 해당 문자에는 농협에서 대출받아 현금으로 수거책에게 전달하면 본인들이 더 저렴하게 대출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황씨는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고객님?”이라고 물었고 주민 역시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황씨는 곧바로 광주 효덕지구대에 신고했고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황씨의 작은 신경은 누군가 소중히 모았을 큰 돈을 지켜냈다. 광주에서 오랜 시간 살아온 황씨는 은행원 10년 차다. 현재 근무 중인 농협 지점에서 일한 지는 3년이 됐다.

황씨는 “어쩌면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일인데, 그날은 참 이상했다. 그냥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보이스피싱 사기를 피한 주민은 얼마 뒤 황씨 앞으로 작은 봉투를 들고 찾아왔다. 주민이 ‘과자라도 사 먹으라’며 건넨 봉투 안에는 소액의 현금이 들어있었다.

황씨는 “나는 매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크게 느껴지지 않아도 고객들은 사소한 것 하나에 고맙게 생각해 주신다.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그의 목표는 하루하루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황씨는 “하루에 수 십 명씩 많은 이들을 대한다. 이들의 금융에, 생활에 지속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성실한 은행원이 되고 싶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김다인 기자